
한국의 충청북도 자연과학교육원의 원장인 김태선 원장의 일화가 있습니다. 어느 날, 학창 시절의 친구와 함께 서로 마주 보는 의자에 앉아서 기차여행을 했다고 합니다. 친구는 기차의 진행 방향으로 앉게 되었고, 원장님은 맞은편에 앉았다고 합니다. 원장님은 기차의 창문으로 보이는 마을의 소박하고 평화로운 풍경, 그리고 귀엽게 뛰어노는 강아지를 보면서 마음에 평안을 찾고 기쁨을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그 순간에 앞에 앉은 친구가 갑자기 ‘와! 개고기다’라고 말하는 것을 듣게 되었습니다. 원장님은 순간 친구의 말에 깜짝 놀라면서, ‘뭐? 개고기? 아니 어떻게 귀여운 강아지를 보고 개고기라고 할 수 있지?’라고 생각하며 친구를 이상하게 여기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잠시 후에 기차 진행의 역방향으로 앉아 있었던 원장님의 눈에 창밖으로 물이 졸졸 흐르는 소리와 함께 아름다운 계곡이 보였다고 합니다. 그 순간, 원장님은 조금 전에 친구가 말한 것이 기차 진행의 역방향에 앉아 있었던 자신이 볼 수 없었던 아름다운 계곡의 모습에 감동하여 ‘와! 계곡이다’라고 말한 것이었음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경험을 통해 자기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눈에 보이는 것만을 가지고 해석하고 판단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하고 잘못된 것인지를 깨달았다고 합니다.
누가복음 9:28-36을 보면, 변화산 사건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예수님께서 베드로와 요한, 그리고 야고보를 데리고 기도하러 산에 올라가셨습니다. 이 세 명의 제자는 예수님께 특별히 행하셨던 대부분의 사건에 데리고 다녔던 핵심 제자들이었습니다. 그런데 말이 핵심 제자이지, 그들이 매번 보여주는 모습은 예수님께서 기도하는 중에 항상 졸다가, 예수님께서 하시는 일에 대해 잘못 이해하고 엉뚱한 행동을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변화산 사건에서도 제자들은 깊이 졸다가 깬 상태에서 영광스러운 빛을 내시는 변화된 예수님께서 구약의 율법을 대표하는 모세와 예언자를 대표하는 엘리야와 함께 있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세 분을 위한 초막을 짓고 살자고 요청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자신의 눈에 보이는 황홀한 광경이 좋고, 그것을 영원토록 간직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변화산 사건이 있기 8일 전에, 베드로는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과 그리스도로 고백했고, 다른 제자들과 더불어 예수님으로부터 예수님의 십자가 고난과 그 고난을 통해 이루실 구원의 사역에 대해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베드로가 자신의 눈으로 본 황홀한 광경 때문에 산 위에 초막 셋을 지어 살고 싶다고 말한 것은 아직 그가 예수님의 참된 모습을 제대로 보지 못했고, 그분이 하실 일에 대해서도 알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모습은 사실 죄가 이 세상에 들어온 후부터 모든 사람이 가지게 된 본성입니다. 바로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보다 눈에 보기 좋은 것을 더 선호하고 선택하는 본성입니다. 그러니 베드로는 자신의 눈에 보이는 기가 막힌 광경을 보고는 이전에 자신이 어떤 고백을 했고 어떤 예수님의 말씀을 들었는지를 잊고, 그저 눈에 보이는 좋은 것과 신비로운 것을 추구하였던 것입니다.
사람의 눈으로 보는 것은 이 세상의 전부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들의 아주 작은 일부분일 뿐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하나님께서 이루시는 역사를 조금이라도 더 경험하여 알기 위해서는 다음의 몇 가지 사항을 실천해야 합니다. 첫 번째로 기도를 통해 하나님의 역사를 알 수 있습니다. 변화산 사건을 비롯하여, 예수님의 중요한 사역들을 보면, 항상 기도하실 때 일어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한 대표적인 예가 바로 오병이어와 죽은 나사로의 표적입니다. 따라서 예수님께서 모든 일에 기도하시면서 결정하시고, 기도하시다가 영광스러운 모습을 변화하셨고, 기도하시다가 하나님의 음성을 들으셨던 것처럼, 우리도 모든 일에 믿음으로 기도하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두 번째로 기도와 함께 말씀을 통해 하나님의 역사를 알 수 있습니다. 누가복음 9:31을 보면 “장차 예수께서 예루살렘에서 별세하실 것을 말할 새”라는 말씀이 나옵니다. 이 말씀은 ‘임박한 미래에 어떤 일이 확실히 일어날 것’을 의미하는 ‘에멜렌’이라는 단어와 ‘~을 가득채우다’라는 의미인 ‘플래툰’이라는 단어, 그리고 ‘~으로부터 벗어나다’라는 의미인 ‘엑소돈’이라는 헬라어 단어로 구성되었습니다. 따라서 이 단어들이 가진 의미를 종합해 보면, 예수님께서는 모세와 엘리야와 함께 자신이 곧 감당할 십자가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말씀과 기도에 성령님의 은혜가 필요합니다.
사탄은 우리의 마음과 생각에 계속해서 눈에 보이는 것만을 믿으며 살라고 유혹합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이 여전히 사탄의 유혹에 빠져 무엇이 진짜이고 가짜인지를 분별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말씀과 기도의 삶을 살면서 성령님의 은혜를 받을 때, 우리는 하나님을 경험하게 될 것이고, 하나님의 뜻대로 거룩하게 자라가는 하나님의 자녀들이 될 것입니다. 보이는 세상 것보다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것을 발견하고 믿음으로 선택하며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