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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11월 24, 2024

한인 동화작가 매튜 J. 백

“그림 속 다채로운 색깔은 하나님이 보여주시는 창조의 원리”

언제부터 그림을 좋아하게 됐는지 기억도 못할 만큼 한손에는 칼라 펜과 다른 한손에는 아버지가 두껍게 만들어 주신 달력 스케치북이 있었다고 매튜 J. 백 작가는 말한다. 9세의 나이에 온 가족과 함께 미국에 온 그는 이방인으로서 느꼈던 외로움을 그림으로 푸는 것이 낙이었다고 전했다. 방황했던 청소년기를 거치면서 하나님이 선택한 자는 결코 버리지 않는다는 진리를 체험한 그는 이제는 누구나 알아보는 유명 동화작가가 됐고, 주류 사회가 인정한 그래픽 디자이너와 삽화가로 활동하고 있다. 하나님이 세계를 창조하신 원리가 모든 색깔에 들어있다고 고백한 한인 동화작가 매튜 J. 백 작가를 만나봤다.
박은영 기자 ⓒ TCN

한인 동화작가 매튜 J. 백

Q. 자기 소개
한인 동화 작가로 또 그래픽 디자이너, 삽화가로 활동하고 있는 매튜 J. 백입니다. 한국 이름은 백주현입니다.
미국과 한국에서 아이들을 위한 동화책을 여러 권 집필했구요. 그 외에도 미 국제개발처(USAID) 선임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했고 워싱턴 포스트, 볼티모어 선, 포브스 등에도 삽화를 그렸습니다. 현재는 글로벌 공중 보건 컨설팅 조직인 John Snow Inc에서 선임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Q. 미국 이민과 달라스 이주 이유는?
제가 9세 때 온 가족이 미국으로 이민을 왔습니다. 그 날짜가 아직도 기억에 있습니다. 1981년 7월 4일! 불꽃놀이가 펑펑 터지던 화려한 독립기념일에 왔어요.
아버지의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또다른 기회를 찾기 위해 이민을 왔는데, 시카고에서 1년 정도 거주했고 메릴랜드에서 40년 정도 살았습니다.
달라스로 이주한지는 이제 1년이 되어가는데요. 달라스 새내기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주 이유는 자녀 교육과 신앙적인 문제가 가장 컸습니다. 메릴랜드에서 거주하던 지역이 너무 진보적인 부분이 많았습니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동성애 및 젠더 문제, 성별 구분 없는 화장실 사용 등의 이슈가 선택이 아니라 오히려 강제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들이 발생했습니다. 당시 중학생이던 둘째 딸이 너무 혼란스러워했구요.
결국 이런 교육을 강제적으로 받는다면 차라리 보수적이지만 자기의 의사를 자유롭게 표출할 수 있는 달라스가 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달라스가 신앙적으로도 더 자유로운 것 같습니다.

샌디에고 북 사인회

Q. 언제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나?
기억도 못할 어린 시절부터 그림을 그렸던 것 같아요.
어린 시절에 그린 그림 중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것이 아버지 고등학교 졸업 사진 뒤에다가 그렸던 것입니다. 4세 때 그린 건데 원근감을 표현했더라구요.(웃음)
또 아버지가 스케치북을 너무 빨리 쓰니까, 달력을 모아서 엄청 두꺼운 스케치북을 만들어 주셨던 기억도 있습니다.
저는 왼손잡이인데, 한국에서는 그 당시에만 하더라도 왼손을 사용하는 것이 대단히 부정적으로 인식이 됐습니다. 한국 선생님들이 왼손을 사용하지 말라고 강제하셨던 것이 기억납니다.
그런데 미국에 와서 어머니가 이제는 왼손을 사용해서 자유롭게 그림을 그려도 된다고 하셨던 것이 정말 좋았어요. 어머니의 기도와 응원이 항상 있었구요. 제가 그리는 그림이 언제가는 저를 세우는 도구가 될 것을 믿었던 분이셨습니다.

Q. 여러 권의 동화책을 미국과 한국에서 출판했다. 동화책을 집필한 이유가 있다면?
첫 동화책 작품은 “Be Gentle with the Dog, Dear(한국명 ‘다정한 친구’)입니다. 36세에 집필했는데, 사실 이 작품은 첫째 딸을 위해 쓴 거에요.
아주 예쁘고 조금은 특별한 아이입니다. 자폐를 겪고 있는데요. 동물을 아주 좋아하는데, 아무래도 다루는 법이 조금 거칠지요. 말로 하는 대화가 좀 어려워서 동물들을 잘 대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쓴 책을 보고 주변에서 출판해도 되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었고, 정말 하나님이 예비해 주신 것처럼 아주 감사하게 미국 유명 출판사인 펭귄에서 책을 내게 됐습니다.
사실 미국 주류 사회에서 동화책을 내기는 정말 어려운 일이었는데, 하나님께서 예비해 주신 사람들이 적재적소에서 출판이 되도록 일이 진행됐습니다.
또 첫 작품인 이 책이 당시 유명 서점 체인인 보더스 서점에서 ‘그 달의 추천 도서’가 되면서 베스트셀러가 됐습니다.
이후 Panda & Polar Bear(한국명 ‘판다랑 북극곰이랑’)를 두번째로 내게 됐는데, 반응이 더 좋았습니다. 이 책은 인도네시아, 중국, 일본 등 여러 국가에서 번역책으로도 출판됐어요. 이 작품은 둘째 아이가 생기면서 집필한 책입니다.
이후 미국과 한국에서 다수의 동화책을 내게 됐습니다. 글을 쓰고 동화책 삽화를 직접 그렸던 그 원동력은 하나님에 제게 주신 아이들 덕분입니다.

Panda and Polar Bear_Penguin 2006

Q.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난 이야기를 들려준다면?
어렸을 적에는 가족들이 카톨릭을 믿었습니다. 부모님께서는 제가 신부가 되기를 원하기도 하셨구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어렸을 적에 있었고, 하나님을 찾고 싶은 마음은 항상 있었지만 카톨릭에서는 제가 듣고자 하는 답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결국 대학에 가서 크리스천 학생 클럽에 가입했고, 이후 개신교로 개종했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성경 구절은 ‘잠언 16장 9절 말씀’입니다.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 걸음을 인도하는 자는 여호와시니라”라는 말씀입니다. 저는 사춘기를 조금 거칠게 겪었는데요. 대학에 대한 꿈도 없었고 그림도 제대로 배운 적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고등학교 때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게 들더라구요.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했지만, 그해 파슨스 대학에 합격을 했습니다.
하지만 경제적 문제로 잠시 부침을 겪은 후 메릴랜드 인스티투테 칼리지 오브 아트(MICA, 마이카)에서 학업을 끝냈습니다.
삶은 자기 스스로 컨트롤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인도해주실 때 벼랑 끝에서도 뛰어내릴 수 있습니다.
“나를 믿고 뛰어 내려라”하는 하나님이 제 뒤에 계시다는 것이 너무 감사합니다.

겨울의 마법, 2017

Q. 앞으로의 계획과 같은 꿈을 꾸고 있는 한인 차세대 동포들에게 조언을 건낸다면?
텍사스로 이주를 결심하고 온 가족이 하나님께 오래 기도를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저희 가족을 이끌어 주심을 믿고 있습니다. 앞으로 캐롤튼에 위치한 큰나무교회(담임목사 김귀보)에서 아트 스쿨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8월부터 시작할 계획입니다. 사실 순수 미술을 하는 건 쉽지 않은 길이지요. 미술은 결코 성공의 도구가 되지 못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기보다 다른 사람들에게 내 세계를 보여주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신앙인으로서 그림을 사랑하게 된 계기가 바로 색깔 공부였습니다. 우리가 가장 편하게 느끼는 색깔이 파란색과 초록색입니다.
이 세상을 보면 두 색깔이 가장 많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편안하게 만들어주시기 위해 그렇게 하셨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또 “저녁 노을을 보면 빨리 집에 가 휴식을 취해야겠다는 생각, 가을이 되면 변한 잎사귀들을 보면 추운 겨울을 대비해야겠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하나님이 색깔로 보여주시는 창조의 섭리를 사람들이 함께 이해했으면 좋겠어요. 무엇보다 그림을 그리는 친구들이 이를 알고 배웠으면 좋겠습니다.
믿음의 길도, 미술의 길도 사실 힘들지요. 하지만 이렇게 이해한다면 삶은 너무나 아름다운 것이 되고 천국의 소망을 느끼면서 살아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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