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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11월 24, 2024

[방삼석 목사]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인간

방삼석 목사
달라스 뉴라이프 선교교회 담임

오늘날 인간론의 문제는 인간 소외나 실존의 문제를 떠나 생존의 문제와 직접 관련된다. 오늘날 이 생존의 위기를 극복할 궁극적 대안은 인간론에 대한 재확인이다. 인간이야 말로 자연 만물의 위기에 대한 원인이고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에 대한 현상학적 탐구는 인간 존재가 자신을 넘어서서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말해 줄 수 없다. 참다운 인간학은 세상 만물을 창조하신 삼위일체 하나님의 자기계시 안에서 비로소 알려질 수 있다. 인간의 참된 유대와 동질성은 오직 창조주이신 하나님으로 부터 생겨난다.

한스 요아힘 크라우스는 창조자 하나님에 대한 신앙안에서 인간의 유래와 본분이 인식된다고 말하며, 이러한 신앙의 확신 속에서 인간은 자신의 삶의 진리를 인식하며, 현상의 피상적인 영역에서만이 아니라, 자신의 피조적 존재의 깊은 근저에서 인간 자신을 본다고 말한다(한스 요아힘 크라우스, 『조직신학: 하느님의 나라-자유의 나라』, 박재순, 한국신학 연구소, 161).

창조주에 대한 신앙안에서 인간은 자기 자신을 하나님과의 계약 상대자로, 현재적이고 미래적인 사귐의 당사자로 인식한다. 이러한 이해는 하나님의 형상 창조론 안에서 발견될 수 있다.

◆ 하나님의 형상(Image of God)
성경이 계시하는 하나님의 구속사적 경륜안에 충분히 반영되어 있는 하나님의 형상 인간론은 특별히 창조 기사안에 구체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하나님은 “우리의 형상과 모양을 따라 사람을 만들자”(창1:26)고 하셨다. 하나님의 창조는 하나님의 깊으신 생각이 전제되어 있었다. 하나님의 형상이란 과연 무엇일까?

1) 형식설
교회의 가장 오래되고, 중세교회를 대변하는 인간론은 하나님의 형상을 인간이 다른 피조물들과 구분되는, 인간을 구성하는 형식적 구조로 본다.

그것은 ‘지’, ‘정’, ‘의’의 자율성 또는 도덕적이고 영적인 판단력을 포함하는 어떤 속성을 가리킨다. 이 입장은 ‘형상’과 ‘모양’을 구분하는 데, 하나님의 형상이 인간에게 주어진 일반적이고 본성적 구조라면, 하나님의 모양은 인간의 본성적 구조인 하나님의 형상을 다스리고 통제할 수 있도록 제공된 초월적 은사이다.

교부 이레니우스는 ‘하나님의 모양’을 아담이 성령의 역사로 인해 누리게 되는 초자연적인 은사를 제공하는 신성의 의복(robe of sanctity which I had from the Spirit, Irenaeus, Adversus Haereses III.23.5.)이라고 하였다. 아담의 타락 이후 인간이 상실하게 된 것은 다름 아니라, 하나님의 모양이었다. 하나님의 형상, 곧 인간의 형식적 구조는 타락 이후에도 여전히 우리를 형성하고 있지만, 모양을 상실한 인간은 그 거룩성과 온전함에는 이를 수 없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합리적이고 도덕적인 판단을 통해 인간은 하나님의 거룩함을 향하여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 이 입장이다.

2) 관계설
형상과 모양을 구분하는 구조설은 종교 개혁자들에게 구원론적 토대위에서 심각한 비판을 받았다. 종교 개혁자들은 하나님의 형상을 인간 본성의 형식적 구조가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적인 것으로 보는 발판을 마련하였다.

그렌츠가 지적하듯이 종교개혁자들은 하나님의 형상을 일차적으로 하나님 앞에서의 지위(standing)으로 이해한다(스텐리 그렌츠, 『조직신학』, 제 6장). 그들은 하나님의 형상에 대한 형식적 이해를 전적으로 부정하지는 않았지만, 타락 이후에도 인간의 본성적 형식안에 남아있는 의지의 자유를 주장하는 형식설을 공로주의와 연결하여 비판하였다.

형식설은 이성의 채찍으로 인간 스스로를 길들일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인간의 전적 타락과 무능력을 강조했던 칼빈을 비롯한(칼빈, 『기독교 강요』 II, 2장, 1절-10절) 개혁신학자들은(조나단 에드워즈, 『의지의 자유』참조) 인간의 의지는 자유롭지 못하다고 설명하였다.

관계설은 하나님의 형상을 하나님이 인간을 특별한 지위, 특별한 관계, 특별한 교제의 대상으로 지으셨다는 말로 이해한다. 아담의 타락이후, 인간이 상실한 하나님의 형상 또는 모양은 하나님과 단절된 교제, 인간이 상실한 신분, 그래서 하나님과 원수된 관계를 의미하고, 그 형상의 회복은 그리스도 안에서 회복되는 관계로 이해될 수 있다. 그리고 그리스도안에서 회복된 관계는 현재를 거쳐 미래에 완성되는 모든 역동적인 과정을 포함한다.

이러한 관계적 형상론은 하나님과의 회복된 관계안에서, 회복된 하나님과의 관계가 지향하고 목적하는 것에 관한 이야기로 들려져야 한다.

하나님은 인간을 하나님과의 교제의 특별한 대상으로 지으셨다. 그 형상은 아담의 죄로 인하여 하나님과 단절되고 원수되었지만, 그리스도안에서 회복되고, 장차 완성될 하나님과의 온전한 교제에 관한 것이다. 하나님은 우리로 하여금, 그 아들의 형상(하나님의 형상)을 본받도록 예정하신 것이다(롬8:29). 그 예정하신 자들을 부르시고 그들을 의롭다 하시고, 그들을 또한 영화롭게 하신 것처럼, 하나님의 형상은 그리스도 예수 안(관계)에서 하나님이 지금 우리에게 목적하시고, 우리를 빚어가고 계신 것에 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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