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사랑이라고 성경은 기록한다. 그렇다면 성경에서 말하는 사랑은 무엇일까? 성경에서 말하고 있는 사랑과 우리가 흔히 알고 있고 경험하고 있는 사랑과의 차이는 무엇이 있을까? 신약성경을 기록한 언어인 헬라어로 ‘사랑’이라는 단어는 ‘에로스’와 ‘필리아’, 그리고 ‘아가페’가 특히 많이 사용된다.
첫 번째 ‘에로스(ἔρως)’는 아무리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행복이나 만족을 뜻한다. 그런 맥락에서 남녀 간의 사랑이나 지식에 대한 욕구도 마찬가지로 죽을 때까지 채워지지 않기 때문에 에로스에 포함되는 것이다.
두 번째 ‘필리아(φιλία)’는 흔히 친구 간의 ‘우정’을 말하는데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인 아리스토텔레스는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필리아’를 넓은 개념의 ‘형제애’로 정의한다. 예로 자신에게 밥을 사 주었던 친구에게 밥 한 끼 사주게 되는 것처럼 서로 주고받는 사랑을 ‘필리아’라고 한다.
세 번째 ‘아가페(ἀγάπη)’는 신약성경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이다. 아가페는 한 대상에게 일방적으로 다 쏟아붓는 사랑을 말한다. 받을 것을 예상하고 주는 것이 아니라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다 주는 사랑이다.
요한일서 4장 8절에는 “사랑하지 아니하는 자는 하나님을 알지 못하나니 이는 하나님은 사랑(ἀγάπη)이심이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말하고 있는 사랑이 바로 ‘아가페’ 사랑을 의미한다. 그런데 하나님의 사랑이 왜 ‘아가페’ 사랑인 것일까요? 그것은 죄를 지은 우리 사람들이 소멸되지 않고 영생할 수 있도록 당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시면서 아들까지 아낌없이 다 주셨기 때문이다.
성경이 말하는 사랑의 독특성
성경이 말하는 사랑은 사람 내면에서부터 일어나는 사랑이 아니라, 사랑의 본질이고, 주체인 하나님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사랑은 나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채움으로 말미암아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하나님을 경험함으로 출발해야 됨을 말한다. 참된 사랑은 문화적이고, 낭만적이고, 부패한 본능과 대중문화 속에서 익숙해진 감정적인 사랑이 아니라, 사랑의 본질이신 하나님의 거룩하심으로 출발되어야 한다.
이 세상의 수많은 노래와 글 속에도 사랑이라는 말이 넘쳐나지만 우리가 알고, 행하는 사랑은 성경에서 말하고 있는 사랑과는 조금 다르다. 영화나 소설, 대중가요와 드라마를 통해서 우리가 습득되고 얻어진 정보를 통한 사랑은 참된 사랑이라고 할 수는 없다. 비슷하다고는 할 수 있겠지만, 비슷함이 정답은 아니다. 참된 사랑은 내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밖에 있다.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루어주는 것이 사랑이 아니라, 내 밖에 있는 하나님에게서 사랑의 본질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하나님이 선하시다’라는 말은 ‘다 주시는 사랑의 기쁨이 하나님께 충만하다’라는 뜻인데 이것이 바로 성경이 말하는 ‘선’의 의미이다. ‘사랑의 완전함’과 ‘모든 것을 다 주시는 사랑’을 성경은 ‘선하다’고 표현한다. 천지를 창조하신 뒤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고 말씀하신 것은 다 주시는 사랑의 행복이 얼마나 선한지 말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