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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5월 16,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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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철 목사] 믿음으로 순종하니 순적하게 인도해 주셨다! 정말일까?

이상철 목사 세상의빛교회 담임

흔히 믿음이 좋다고 평가받는 분들이 “믿음으로 순종하니 하나님께서 순적하게 인도해 주셨다”고 간증을 나누곤 한다. 과연 이 말은 사실일까?
여호수아 1장 8절에서 하나님은 분명히 말씀에 순종하면 형통하고 길이 평탄하게 될 것이라고 약속하신다. 하지만, 여기서 “형통”과 “순적”의 의미가 우리가 기대하는 바와 다를 수 있음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한동대 초대 총장이었던 고 김영길 총장님 부부의 이야기가 그것을 잘 보여 주고 있다. 안정적인 카이스트 교수였던 김 총장님은 하나님의 부르심이 너무나 분명했기에, 보장된 삶을 내려 놓고 미래가 불확실한 신생 기독교 대학인 한동대 총장직을 맡게 되셨다.
이때 우리는 흔히 “믿음으로 순종했더니, 하나님께서 순적하게 인도해 주셨다.” 라는 간증을기대한다. 하지만, 예상과는 정반대로 두 분에게 엄청난 고통의 시간이 시작되었다. 끝없는 재정난에 시달리다 급기야 공금횡령의 누명을 쓰고 구치소에 수감되는 치욕까지 당하게 된 것이다.
총장님에 대한 신문기사를 접한 사모님은 말로 할 수 없는 수치심을 느껴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하나님은 나의 영광이시요, 나의 머리를 드시는 분(시편 3:3)이라고 했는데, 당시 상황만 보면 하나님은 오히려 그들을 수치스럽게 만드시는 분으로 보인다.
믿음으로 순종하면 하나님께서 순적하게 인도해 주셔야 하는 것 아닌가? 장기적으로 볼 때 믿음의 순종은 결국 하나님의 순적한 인도로 이어진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믿음으로 순종했음에도 불구하고 믿음의 시련에 직면하는 경우가 많다. 이 사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일이 순탄치 않고 고난을 겪을 때 하나님의 약속을 의심하고 그 뜻에 대한 확신이 흔들릴 수 있다.
믿음으로 순종했음에도 시련을 당한 사례는 성경에 수 없이 등장한다. 요셉은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거룩하게 살고자 했지만, 강간범으로 몰려서 감옥에 갖히고 만다. 단기적으로 이것은 하나님의 순적한 인도하심 처럼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이 불행은 훗날 그가 이집트 고위 관료의 추천으로 이집트의 총리 자리에 오르는 발판이 되었다. 결국 하나님은 그를 순적한 길로 인도하신 것이다.
2001년 스승의 날, 9시 뉴스에는 대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카네이션을 들고 억울하게 구치소에 수감된 김영길 총장을 찾아가 스승의 노래를 부르는 감동적인 장면이 보도되었다. 기자들은 이처럼 아름다운 광경은 처음 본다며 감탄했고, 한 언론사 칼럼에서는 이 학생들이 배심원이며, 재판은 이미 끝났다는 말로 김 총장의 무죄를 확신했다.
그 후 신생 기독교 대학 한동대는 더욱 알려지고, 수많은 후원금이 모였다. 현재 한동대는 한국의 대표적인 기독교 명문 대학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처럼 하나님의 순적한 인도하심이 항상 평탄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믿음의 순종은 때로 고난을 동반하지만, 하나님은 결코 그 순종을 헛되이 하지 않으신다. 그분은 자신의 시간표 안에서 신실하게 선한 길로 인도하신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의 순적한 인도하심이다. 그러니 고난 중에도 흔들리지 말고 끝까지 믿음으로 걸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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