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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4월 21,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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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홍 목사] 믿음의 대의(大義)를 선택하는 웰에이징

김재홍 목사
컬럼비아 신학대학원 D.Min.
웰에이징 미션 대표

나이들어 갈수록 돈에 대한 철학이 분명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돈은 왜 버는 것이며 벌어서 무엇을 할 것인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런 시간을 갖고 생각을 정리하지 않으면 분주한 일상과 이해관계 때문에 자신이 이 세상에 왜 사는지 혹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 그 이유도 모른채 그저 하루하루 바쁜 시간을 지내다 죽음을 맞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 분들의 장례를 치루게 될 때면 고인에게 이런 질문을 마음 속으로 드리게 된다. “이러실려고 그렇게 정신없이 바쁘게 사셨습니까?” 자신이 누구인지 그리고 하나님은 누구신지 알지도 못하고 매일처럼 정신없이 일하다 떠나신 모습에 안타까운 심정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필자가 아는 어느 한 분의 이야기이다. 이분은 일찍 이민을 오셔서 고생도 많이 하셨지만 비지니스를 통해 중산층 이상의 삶을 누리게 되셨다. 누구나 부러워하는 훌륭한 서브디비전에 집이 있었고 자녀들도 다 훌륭히 성장해서 부모님을 봉양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탁월한 직장인들이었다. 교회도 주일 예배는 빠지지 않는 신앙인의 모습이었다. 60대 중반의 삶이 이 정도라면 남들도 부러워 할 정도의 성공적인 은퇴자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분은 여기서 만족하고 멈추는 시간을 갖지 못했다. 비어있는 방들을 여러 사람들에게 렌트를 주었다. 그리고 아직 힘이 있다는 생각에 비지니스도 새로 시작하였다. 그런데 크리스천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사업체를 운영하게 되면서 교회생활도 소원하게 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들려오는 소식은 세입자들과 갈등이 있다는 풍문이었고, 비지니스 가계에 도난 사고도 몇 차례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심신이 지쳐가고 있었고 부부 사이의 갈등도 점점 깊어가는 상황이라는 것이었다. 아름다운 인생후반전을 맞이하기에 충분한 조건이었지만 오히려 안식을 잃어버린 노후를 자초하게 된 모습이었다. 결국 몇 년이 지나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안타까움 가운데 애도한 적이 있다.
사도 바울은 이렇게 말씀하고 있다. “네가 이 세대에서 부한 자들을 명하여 마음을 높이지 말고 정함이 없는 재물에 소망을 두지 말고 오직 우리에게 모든 것을 후히 주사 누리게 하시는 하나님께 두며 선을 행하고 선한 사업을 많이 하고 나누어 주기를 좋아하며 너그러운 자가 되게 하라” (딤전6:17~18) 결국 우선순위의 문제이다. 우리 마음을 재물에 빼앗기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우리에게 ‘모든 것을 후히 주시고 누리게 하시는’ 하나님께 소망을 두는 일이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 이 은혜는 후반전 인생을 사는데 가장 소중한 원칙이 되는 것이다. 우리 마음과 소망이 어디에 묶여 있는지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하는 시간을 갖기를 권면한다. ‘나는 무엇에 그리고 어디에 소망을 두는가?’
창세기 14장을 보면 아브라함이 자신의 사병 그룹을 이끌고 소돔 지역을 노략했던 가나안 지역 연합군을 격파하고 조카 롯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과 재물을 되찾아 오는 장면이 있다. 사실 고대 시대의 전쟁은 승자가 모든 것을 독식하는 가장 강력한 재테크였다. 전쟁에서 승리한 아브라함은 모든 전리품을 소유할 권리를 갖게 되고 이것은 곧바로 거부가 되는 신분 상승의 기회였던 것이다. 이런 승전의 소식과 함께 개선하는 아브라함 일행을 주변 왕국의 국왕들이 영접하러 나왔다.
그때 아브라함이 살렘 왕이자 하나님의 제사장이었던 멜기세댁에게는 그가 얻은 것의 십분의 일을 주었다. 반면에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소돔 왕에게는 아주 묘한 반응을 보인다. 소돔 왕은 노략당했던 물품들을 아브라함이 가지라고 제안하지만 아브라함은 “네게 속한 것은 실 한 오라기나 들메끈 한 가닥도 내가 가지지 아니하리라”고 답을 한다. 소돔 왕 덕택에 부자가 되었다는 말을 듣기 싫다는 설명도 덧붙인다.
아브라함으로서는 큰 재물을 얻을 수 있는 충분한 명분이 있었지만 재물보다 더 중요한 가치를 선택하켰다. 그것은 13장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소돔 사람은 여호와 앞에 악하며 큰 죄인이었더라” (창13:13) 아브라함은 여호와 하나님께 죄인된 삶을 살아가는 소돔 왕과 분명한 선을 그은 것이다. 아브라함은 하나님께 드려야 할 영광을 위해 전리품의 유혹을 버린 것이다. 정함이 없는 재물을 누리기보다 믿음의 의로운 삶을 살겠다는 아브라함의 결단이 드러난 사건이다.
하나님 앞에서 지혜롭고 신실하게 나이들어가는 웰에이징이란 이렇듯 무분별한 풍요를 좇기에 앞서 믿음의 대의(大義)를 선택하는 용기와 결단의 삶을 의미한다. 우리는 세월과 함께 겉사람은 후패되어간다. 자칫 현실적인 유익에 마음을 빼앗기기 쉬워진다. 하지만 우리의 속사람이 날로 새로워지기를 소원한다. 겉사람은 점점 약해가지만 속사람은 말씀과 함께 철갑을 두르는 반듯함이 더해지기를 소망한다. 겉사람의 눈과 귀는 어두워가지만 속사람의 영안은 밝히 열려 온 몸이 밝아지는 은혜가 있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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