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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11월 24, 2024

이인성 목사(The Servant House Worship Pastor)

“서로의 다름이 자유롭게 표현될 수 있는 교회를 만들고 싶어요”

흔히들 미국을 멜팅 팟(Melting Pot), 혹은 샐러드 보울(Salad Bowl)라고 일컫는다.
다문화 사회를 표현하는 말로 멜팅 팟은 다문화 사회에서 각 집단의 문화를 한데 모아 용광로에 넣어 녹이듯 하나의 문화로 만든다는 것이고 샐러드 볼은 샐러드처럼 다양한 사회구성원들이 상호공존하며 각각이 색깔과 향기를 지니고 조화로운 통합을 이룬다는 논리이다.
무엇이 됐든 그만큼 서로의 다름을 극복하기 어렵다는 배경이 전제되어 있다.
하지만 다양함이 넘쳐나는 이곳 달라스에서 창조주 하나님이 만드신대로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나아가 천국의 소망을 함께 꿈꾼다는 젊은 한인 목회자가 있다. 루이스빌에 위치한 다문화 교회 더 서번트 하우스(The Servant House)에서 예배 목사로 사역 중인 이인성 목사를 만나봤다. 박은영 기자 ⓒ TCN

이인성 목사1

Q. 자기소개
결혼 후 2007년에 사우스웨스턴 신학대학원에 목회학 석사 과정을 밟기 위해 달라스로 유학을 왔습니다.
한국에서부터 인연이 있던 목사님이 2008년 당시 더 서번트 하우스 교회에서 예배 목사님으로 사역을 하고 계셨는데, 그 인연으로 저도 처음에는 찬양 봉사를 드리며 교회에 다니게 됐습니다.
그러다 2012년에 하던 공부가 끝이 났고 그 해 9월에 이 교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습니다. 교회에서 찬양 사역을 이끌어 왔다가 목사 안수 후 예배 목사로 지금까지 더 서번트 하우스 교회를 섬기고 있습니다.

Q. 더 서번트 하우스 교회는 어떤 교회인가
제가 사역하고 있는 더 서번트 하우스 교회는 다문화 교회입니다.다문화, 다인종이 섞여 사는 미국이지만 사실 인종별로 구분되어 있는 교회들이 대부분이지요. 더 서번트 하우스 교회도 출석하는 성도의 한 70%정도는 흑인이지만 그래도 정통 흑인 교회보다는 타인종 구성이 높습니다.
저희 교회는 윌 랭스태프(Will Langstaff) 담임목사님이 지난 1999년 개척하면서 시작됐는데요. 랭스태프 담임목사님은 공군 파일럿으로 20년 동안 근무하셨다가 중령으로 제대하셨고 어렸을 때 받은 목회자에 대한 소명으로 지금의 더 서번트 하우스 교회를 개척하셨습니다. 올해로 23주년이 됐으며 처음부터 지금까지 다문화 교회라는 목적 하에서 사역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Q. 목회자의 길을 걷게 된 계기가 있다면
저는 모태 신앙으로 친가와 외가 모두가 크리스천 집안이었습니다.
어렸을 적에는 큰아버님께서 사역하시는 교회에 다녔는데, 제가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한 시기는 중학교 시절이었습니다.
당시 교회에 나가 예배 드리는 것, 찬양단 활동이나 학생회 활동 등이 너무 즐거웠습니다. 사실 할아버지께서는 제가 목회자가 되기를 크게 원하셨고, 서원기도까지 하셨지만 목회자의 길을 걷겠다는 구체적인 결심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평신도로 찬양 사역으로 열심히 교회를 섬기면 좋겠다고만 생각했지요.
그러다 성년이 된 후 몸이 편찮으신 할아버지께서 저희 집에 오셨습니다. 기도를 같이 해달라고 하셨고, 기도 후 한 40분 정도 있다가 집에서 소천하셨습니다.
당시 군대 제대 후 진로 등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을 때였고, 여러가지 길들이 있었지만 하나님이 막으시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할아버지의 죽음으로 깊은 고민을 하게 됐습니다.
또 저는 청년 시절 지금의 아내를 만나면서 침례교를 알게 됐는데요. 침례교를 접하게 되면서 좀더 알고 싶은 욕구가 일었습니다.아내와 함께 청년시절 수원중앙침례교회에 출석하고 있었는데, 김장환 목사님의 영향이나 유학을 고민하고 있을 때 사우스웨스턴 신학대학교 총장님의 세미나를 듣게 됐고, 사우스웨스턴 신학대 졸업생이었던 김국환 목사님의 영향도 있었습니다.
세번이나 사우스웨스턴 신학대와 관련이 있으신 분들과의 만남이 저를 목회자의 길을 결심하도록 이끄셨습니다.

Q. 현재 하고 있는 사역에 대한 소개
워십 패스터(Worship Pastor)는 예배의 전반적인 진행, 순서들을 담당하고 있고, 총괄을 합니다. 여기에 더해 뜨거운 찬양 인도도 하고 있습니다.
보통 목회 공부 후 부목사, 담임목사로 나아가는 일반적인 코스(?)를 생각하는데, 저는 우연치않게 이곳 서번트 하우스 교회, 미국 교회에 출석을 하게 됐고, 이곳에서 자연스럽게 정서가 공감이 되는 경험을 많이 하게 됐습니다.
무엇보다 오랜 시간 교회 사역을 통해 교회의 일원이 됐습니다.
저는 청소년 시철 흑인 찬양 인도자들의 찬양을 좋아했었고 자주 들었습니다. 블랙 가스펠이 너무 좋았습니다. 의도한 것이 아니었는데, 서번트 하우스 교회에 나오니 어릴 적 좋아했던 찬양을 교회가 부르고 있더라고요. 자연스럽게 하나님이 예비하셨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음악을 전공한 전문가는 아닙니다. 또 찬양 사역자가 되어야지 의도한 것도 없어요.
달라스에 온후 제가 의도하고 계획한 것이 없습니다. 하나님의 길에 순종할 때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예비하신다는 진리를 경험했을 뿐입니다. 참으로 감사한 일입니다.

Q. 다문화 교회 사역의 특징, 어려움이 있다면
다문화교회의 특징은 ‘열린 마음’입니다. 다른 문화권에 대한 수용력, 이해도가 높습니다.
물론 언어적인 문제 등 완전한 소통과 공감이 이뤄지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교회 공동체 안에서 각자의 역할과 생활, 프라이버시를 존중합니다.
한인교회들은 문화적인 영향 때문인지는 몰라도 수직적인 구조이지요. 장유유서, 나이의 높낮음 등 어른을 모시고 공경하는 문화가 당연합니다.
하지만 다문화 교회는 수평적인 관계가 주를 이룹니다. 어릴 때부터 봐오던 어린 학생들도 자라 성인이 되면 더 이상 어린 취급이 아닌 성인으로 대해줍니다.
사실 저도 한국 문화가 더 익숙한 한국 사람이다 보니 어쩔 때는 문화적 차이를 느끼지만 한단계 한단계 넘어갈수록 다문화 교회에서 사역하는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Q. 노숙자들을 위한 찬양 사역도 해왔다던데
저는 한인교회인 부흥교회에서 노숙자들을 위한 찬양 사역을 부탁받아 함께 해왔습니다.
이 교회는 2013년부터 노숙자들을 교회로 데려와 예배를 드리고 음식을 나누는 사역을 해왔습니다.
사실 노숙자들의 인종을 보면 흑인분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그렇다보니 일반적인 한인 교회들이 하는 찬양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고, 익숙하지도 않습니다.
우리는 찬양이 한가지 종류라고 대부분 알고 있지만 사실 인종별로도 자주 부르는 찬양 문화가 다릅니다.
우리가 자주 부르는 찬양, 복음성가 등은 주로 백인 문화가 많이 반영돼 있습니다. 때문에 노숙자 찬양을 이끌 때는 그들에게 익숙한 찬양이 필요합니다.
아무래도 제가 블랙 가스펠 등 친숙한 찬송가들을 전하면 공감도 더 이끌어낼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 19 팬데믹이 시작되기 전까진 두 달에 한 번씩 찬양인도를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런 곳에서 저를 필요로 하시고 브릿지의 역할을 원하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앞으로 이 찬양 사역이 다시 재개된다면 계속 하고 싶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 목표, 기도제목이 있다면
교회를 위해 계속 기도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19팬데믹은 문화, 인종을 떠나 교계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대면 예배가 다시 시작했지만 예전 같은 회복이 더딥니다. 특히 다문화 교회는 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서로 함께 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오히려 다인종, 다문화 말고 한 인종으로, 한 문화권으로 교회를 이끌어가는 것이 쉽고 교회가 더 성장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쉬운 길을 벗어나 아시안계나 백인계 목사를 채용하고 함께 하는 길을 더 서번트 하우스 교회가 가고 있습니다. 이 같은 길을 다음 세대로 연결하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또한 개인적으로는 다른 한인 교회들과도 연계해서 찬양을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함께 소외된 사람들을 섬길 수 있는 자리가 꾸준히 계속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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