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면예배 출석율 저조·가나안 성도 비중은 최대
30대와 40대는 청년과 기성세대 사이의 ‘낀 세대’로 통칭된다. 결혼과 직장 등으로 인생의 전환기를 겪으면서 사회적 정체성 뿐 아니라 신앙생활에서 방황을 겪기 때문이다. 특별한 관심이 필요한 시기지만 이들을 향한 교회의 관심은 소홀한 실정이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21세기교회연구소, 한국교회탐구센터와 9일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공동조사 세미나를 개최해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교회의 약한고리, 3040세대의 신앙생활 탐구’라는 주제로 진행된 세미나에서는 30대와 40대의 신앙생활을 파악하고 대안을 소개했다. 이들 단체는 지난달 30대와 40대 개신교인 7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정 교수는 “3040세대는 한국교회 내 ‘약한고리’로 전락하고 있지만 관련 연구가 부족한 실정”이라며 “이들을 보다 심도 깊게 이해하고 대안을 찾기 위해 세미나를 마련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날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3040세대 신앙의 특징은 ‘정체성 혼란’과 ‘불안정’으로 요약됐다. 청년기에서 장년기로 넘어가는 시기라 사회적으로나 신앙적으로 모두 정착하지 못하고 혼란을 겪기 때문이다. 또한 결혼과 자녀 양육으로 환경이 바뀌면서 신앙을 소홀히 할 우려도 언급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30대와 40대의 예배참석 비율은 코로나 이전과 큰 차이가 없었으나 대면 예배 참석은 절반도 되지 않았다. 이들이 신앙생활을 하는 이유도 구원을 위해(23%)보다는 마음의 평안을 위해(34%)라는 응답이 더 높았다.
정재영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3040세대 가나안 성도는 정체성이 뚜렷한 성도 비율이 다소 적고 관습적인 기독교인 비율이 높다”며 “앞으로도 신앙을 유지하려는 의지도 상대적으로 낮아서 더욱 불안정한 경향을 보인다”고 진단했다.
10년 후 모습에 대해 묻는 질문에도 ‘기독교 신앙을 유지하고 교회도 잘 나갈 것 같다’는 응답은 42%로 절반도 미치지 못했고, 응답자의 절반(50%)은 ‘기독교 신앙은 유지하지만 교회는 잘 안 나갈 것 같다’고 답했다. 신앙이 깊게 자리잡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송인규 한국교회탐구센터 소장은 “3040세대는 교회활동과 경건생활이 어느 나이대보다도 부족하고 뒤처지는 모양새”라며 “그들의 신앙 상태에 대해 낙관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3040세대에 대한 교회의 관심은 비교적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회 내 성인 부서만 보더라도 대학부·청년부(20~30세), 남전도회·여전도회(40~60세), 실버세대(65세 이상)로 나눠진다. 30대와 40대만을 위한 통할 부서나 전문 사역자는 부재한 셈이다.
송인규 소장은 “교회의 관심과 사역의 초점에서 가장 멀어지는 세대가 30대 중반부터 40대 중반의 교우들”이라며 “이들은 향후 10~15년 이내 교회에 실질적 리더가 될 사람인데도 이들에게 관심을 쏟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발제자들은 교회가 이들을 향한 관심을 갖고 보다 적극적으로 교회활동을 참여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경제 수준에 비례해 신앙 단계도 올라갔다는 점을 고려해 재정적으로 여의치 않는 이들을 챙기길 조언했다.
정재영 교수는 “교회와 기성세대는 3040세대를 다그치기보다는 그 시기를 잘 지낼 수 있도록 격려하며 기다려줘야 한다”며 “특히 가정이나 직장생활에 대한 지혜를 나누고 신앙적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정익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총장은 “3040은 청년도 기성세대도 아닌 애매한 세대로 소외되기 쉽다”며 “이번 세미나에서 발표된 내용이 한국교회에 상당한 반향을 일으키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