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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5월 9,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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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 목사] 순환의 지혜

김진호 목사

지구의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로 세상이 앓고 있습니다. 연구자들에 의하면 지구 온난화의 주범은 이산화 탄소입니다. 이 이산화 탄소는 땅속에 오랜 기간 갇혀 있었던 것들입니다. 하지만 폭발적인 인구 증가로 사람들은 집을 짓거나 농사를 짓기 위해, 개발을 하기 위해 땅을 갈아엎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래서 땅속에 오랜 기간 갇혀 있던  이산화 탄소가 대기 중으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그런 의미가 아닐 텐데, 인간들은 개발을 외치며 자신들의 소중한 땅을 망가뜨려 왔습니다. 뒤늦었지만, 이 사실을 깨닫고 새롭게 돌이키며 수많은 사람이 연구하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중에 하나가 ‘탄소 순환 농법’이란 것입니다. 이 농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그것은 탄소를 땅속에 가두기만 하면 됩니다. 탄소를 가둔다는 것은 다른 말로 하면 땅을 경작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농부들이 농사하는 모습들을 보면, 새로운 작물을 심을 때에 제일 먼저 밭을 갈아엎고 그곳에 퇴비를 잔뜩 집어넣습니다. 그리고 재배할 곡물을 심습니다. 그러나 이 농업의 문제는 땅속에 있는 좋은 미생물 환경을 다 파괴해 버린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땅은 거칠어지고 수분을 유지하지 못하고 딱딱해져서 결국 비가 오면 흙이 유실되는 환경이 되어버립니다. 이런 관행농업을 실시하다가 과거 텍사스 지역에 엄청난 흙먼지가 일어나 큰 소동이 일어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경작하지 않고 농사를 짓는다면, 무수히 자라는 잡초는 어떻게 할 것인가? 그리고 그 잡초가 영양분을 빼앗아서 식물에 영향을 주어 잘 자라지 못하게 할 텐데 이것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라는 생각들을 하게 될 것입니다. 필자도 집에서 작은 텃밭을 만들어 식물을 재배하면서 이런 생각 때문에 잡초만 나오면 호미로 박박 긁어서 자랄 틈을 주지 않았던 적이 있습니다. 이것이 관행농업에 길들여진 인간들의 실상입니다. 

우리가 ‘잡초’라 정의하는 풀들은 인간들이 쓸모가 없다고 생각하기에 이름을 ‘잡초’라고 정하고,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귀찮아하며 없애 버립니다. 그저 내가 키우는 작물을 방해하는 풀이라고 인식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잡초’라고 그 식물들이 진짜 전혀 소용이 없는 존재들일까요? 최근에서야 밝혀진 연구자들의 결과에 의하면 인간들이 명명한 잡초, weed라는 것들이 오히려 인간들이 심은 작물들을 더욱 건강하게 자라게 하는 존재들이라는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상추를 심었습니다. 그 옆에 잡초가 자랍니다. 당연히 ‘저 잡초가 내 상추가 먹어야 할 영양분을 다 빼앗아 가니 뽑아야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온몸에 모기를 물려가며 열심히 솎아 냅니다. 그러나 그 잡초가 하는 역할이 있습니다. 그것은 성장에 필요한 수분을 함께 땅속에 저장을 하고 상추와 함께 경쟁하며 성장합니다. 그래서 상추도 지지 않으려고 열심히 자랍니다. 결국 병충해에 대한 저항성이 튼튼해져서 약을 치지 않아도 됩니다.  실제로 상추의 뿌리나 잡초의 뿌리를 뽑아 보면 그 밑에 거미줄처럼 뿌리들이 서로 얽히고 설켜가며 마치 영화의 거대 지하도시처럼 어마어마한 지하세계가 펼쳐져 있음을 보게 됩니다. 식물에게 유익한 미생물들이 그 안에 가득한 것은 두말할 것도 없습니다. 멀쩡한 땅을 갈아엎는 대신 그냥 두었더니 그 안에서 서로 주고받으며 함께 잘 자라더라는 것입니다. 필자도 여러 해 동안 실험을 해보니 그런 땅들은 밝으면 푹신합니다. 삽도 잘 들어가고 물을 그렇게 자주 주지 않아도 이 더운 텍사스 땡볕 아래 잘 자랍니다. 그래서 필자의 텃밭의 야채들은 인기가 많습니다. 

필자가 이렇게 작은 텃밭에서 식물들을 실험해 보며 느끼는 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나님께서 온 세상을 지으실 때 하나도 예외 없이 다 이유가 있어 만드셨습니다. 그리고 ‘보시기에 좋았더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아주 작은 미생물들로부터 시작해서 인간에 이르기까지 그 형태는 다를지 모르지만, 살아가는 구성방식들은 다 같습니다. 그것을 ‘순환’이라고 합니다. 그 시스템은 자신의 것을 주고 다른 이들로부터 받는 것입니다. 그렇게 서로 순환하면서 지구라는 거대 공동체를 구성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대학원 설교학 시간에 들었던 한 예화가 있습니다. 지옥에 가보았더니 사람들이 다 얼굴이 한결같이 말라 있더라는 것입니다. 피골이 상접한 상태로 밥을 먹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모든 사람에게는 각자 먹을 밥과 자신들의 수저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왜 말라 있었을까? 그래서 자세히 숟가락을 보니 그 길이가 3미터였다고 합니다. 그곳의 사람들은 자신이 굶지 않으려면 다른 사람에게 밥을 먹여 주어야 하는데 자신만 먹으려고 하니 밥을 먹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 말을 들으면서 웃기도 했지만, 곰곰이 나 자신을 돌아보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번에 TCN에 ‘더 나눔’ 재단(DK파운데이션)에서 장애인들을 위해 ‘장애인장학금’을 보면서 ‘순환’이란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이 순환을 통해서 도움이 필요한 분들은 사회 속에서 자신들에게 부여된 역할을 하며 공동체를 살리는 일들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나눔에 함께 동참하여 이 달라스 공동체를 살리는 통로로 열심히 섬기시는 숨은 순환자들께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 나눔에 더 많은 달라스 공동체가 함께 참여하며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살리고 회복시키는 복의 순환자들로 쓰임 받으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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