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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11월 24, 2024

[김진호 목사] 아름다운 비행

김진호 목사
달라스 장애인학교(EIS ACADEMY) 교장
빛내리교회 장애인사역(GL Ministry) 담당 사역자

오늘 칼럼은 한편의 영화를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하고자 합니다. 한 소녀와 16마리의 기러기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아름다운 비행’ 이라는 영화입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한 소녀가 공사 때문에 보금자리를 잃고 떠나버린, 어미 기러기가 남겨두고 간 16개의 알을 부화시킵니다. 새끼 기러기들은 점점 자라게 되었고, 겨울이 오기 전 따뜻한 남쪽으로 이동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엄마 기러기에게서 먹는 법, 나는 법을 배워야 하는데, 알을 부화시킨 소녀에게 있어서 이 모든 것을 가르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를 보고 오히려 환경 보호 단체에서 일하는 직원이 집 거위는 법적으로 날개를 잘라야 한다며 어린 기러기들의 날개를 손톱 깎이로 자르려고 합니다.

이에 소녀는 기러기들을 헛간에서 함께 데리고 살겠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상황을 옆에서 지켜본 소녀의 아버지는 이렇게 말합니다. ‘기러기들은 언젠가는 나는 법을 배워야 해.’ ‘그리고 자신들이 살아가야 할 곳으로 가야 해’ “내가 비행기로 기러기들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 줄께.’ ‘그래서 그들이 먹이와 날씨를 찾아 남쪽으로 날아 갈 수 있도록 도와줄께.’ 결국 천신 만고 끝에 그들의 비행 프로젝트는 성공을 거두게 되었고 다음 해에 기러기들은 자신들이 출발한 소녀의 집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영화는 마칩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여러 어려움 끝에 아름다운 비행을 해낸 기러기들이 마치 발달 장애인들의 모습 같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발달 장애인들에게 중요한 것은 커뮤니티에서 고립되지 않고 함께 어울려 사는 통합교육입니다. 그래서 초중고등학교 special education에 소속된 장애학생들을 위한 교과과정들은 통합교육에 기반을 두고 비장애인들과 함께 수업과 기타 여러 액티비티에 참여하도록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장애인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에 세상으로 나갔을 때에 집에만 머무르지 않고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독립적으로 살아가게 하는 것이 통합교육의 최종 목표입니다.

혹 장애인들이 집에만 있으면 그들에게 있어서 안전하고 편하지 않겠느냐고 생각을 할 수 도 있습니다. 그러나 만약 그렇게 오랜 시간 지내다 보면 학교에서 지속적으로 배우고 훈련 받아 온 기능들이 퇴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발달장애인들은 각자 다양한 문제들 가운데에서 살아가지만, 특별히 센서리 이슈, 행동장애, 커뮤니케이션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그런 문제들을 줄여 나가기 위해서 여러 교육과 훈련 그리고 치료 등을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어느정도 치료가 되었다고 느끼는 순간, 어릴 때 겪었던 disorder가 다시 나타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이것은 단편적인 한 예 이지만, 이런 문제들을 평생 갖고 살아가야합니다. 그러므로 발달 장애인들이 사회에 나가서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며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독립적으로 살아가도록 하는 통합교육이 중요한 것입니다.

감사하게도 지난 5월에 하나님께서 귀한 후원자들을 보내주셔서 생각지도 못한 두가지 이벤트가 달라스 지역사회에서 열렸습니다. 하나는 ‘노찾사 가수 이혜원 집사와 함께 하는 사랑나눔 찬양토크 콘서트’ 였고 또 다른 하나는 포트워스 여성한인회에서 주최한 ‘하나로 예술 축제’였습니다.

이 두 이벤트는 EIS FAMILY가 계획한 것이 아니라, 먼저 지역사회에서 장애인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셨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찬양토크 콘서트에서 부른 ‘give thanks’ 합창 지도를 위해서 한 음악 선생님께서 자원해 주셨고, ‘하나로 예술 축제’의 핸드벨 연주를 위해서 또 다른 음악선생님의 지도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두가지 이벤트를 준비하면서 무대에서 입을 수 있는 남여 수트와 드레스를 풀로 준비해주신 후원자도 만나게 해 주셨습니다. 내 자식에게 멋진 드레스와 양복한벌을 입혀 보는 것이 부모님들의 작은 소원 중의 하나이기에 근사하게 차려 입은 자녀들을 보면서 부모님들과 교사들은 마음이 얼마나 뭉클했는지 모릅니다.

이렇게 풀장착을 하고 합창과 연주를 하였는데, 단지 장애인들의 발표회가 아닌, 지역사회와 하나가 되어 함께 웃고 즐기며 행복해 하는 아름다운 비행이 었습니다. 저는 뒤에 서서 그들을 보면서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록 개인의 건강 사정으로 인해 참여를 못한 가정들이 있어서 아쉬웠지만 이벤트들을 통해서 장애인들이 세상과 호흡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상처는 사랑받을 때 치료되기도 하지만 사랑을 나눌 때 치료가 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이 영화의 여자 주인공은 상처 많은 인생이었으나, 사랑을 나눠주면서 자신이 치료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장애인들은 사랑을 많이 받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맞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장애인들은 사랑을 주고 싶어하기도 합니다. 우리 장애인들이 세상에서 아름다운 비행을 하고 더 나아가 사랑을 나눌 수 있도록 지역사회에서 많은 기회들이 생겨나기를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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