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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5월 18,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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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귀보 목사] 외로움을 고독으로 승화시켜라

김귀보 목사
큰나무교회 담임

“너의 달콤한 포도주는 아무도 거절하지 않지만 인생의 쓰디쓴 잔은 너 혼자 마셔야 한다.” 미국의 시인 엘라 휠러 월콕스(Ella Wheeler Wilcox)의 <고독>이라는 시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인간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고, 마음을 나누는 존재로 태어났다. 사람들이 가장 행복할 때에는 사랑받는다고 느낄 때이고, 누군가에게 자신의 마음이 이해받는다고 느낄 때이다.

그런데 인생을 살다보면 함께 하면서 느끼는 행복보다는 혼자여서 느끼는 외로움의 시간이 더 많은 것 같다. 사람들은 나에게서 달콤한 포도주가 있을 때에는 그것을 나눠 마시고 싶어서 다가오지만, 쓰디쓴 잔은 나눠 마시고 싶어 하지 않는다. 결국 내가 가장 필요할 때에는 나는 혼자라는 외로움을 느낀다는 말이다. 때론 수많은 사람들이 곁에 있지만 자기의 마음을 깊이 이해하는 한 사람이 없어서 군중 속에서 깊은 외로움을 느낄 때도 있다.

인간의 외로움은 타인을 통해서 완전히 채워질 수 있을까? 아무도 완벽하게 나 일수 없으니 나의 외로움은 타인을 통해서는 온전히 채워지지 않을 것임이 분명해 보인다.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라는 류시화 시인의 말은 인간이 얼마나 함께 하고 싶고, 사랑받고 싶고, 이해 받고 싶은지를 강렬하게 표현해 준다. 이런 강렬한 인간의 외로움을 누가 채워주겠는가? 정작 나의 외로움을 채워줘야 하는 타인도 외로움에 빠져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외로운 사람들끼리 만나서 외로움을 달래자는 이야기가 나올 수 밖에 없다.

이것과는 좀 다른 의미의 외로움이 있다. 바로 고독이다. 고독은 이유 있는 외로움이다. 고독은 자발적으로 외로워지는 것이다. 외로움의 결과는 아픔과 절망이지만, 고독의 결과는 목표의 성취이다.

사람들과 함께 있던 노아에게 외로움의 시간이 찾아왔다. 하나님이 노아에게 방주를 지으라고 한 순간부터 노아는 외로워졌다. 사람들에게 홍수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사람들은 노아로부터 멀어졌다. 산 위에다 방주를 짓기 시작하면서는 정신이상자라고 손가락질 받았을지 모른다.

홍수를 한번도 경험해 보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홍수로 세상이 물에 잠긴다는 이야기는 허무맹랑한 이야기였다. 배를 만드는데 바닷가도 아닌 산 위에다 만든다는 것도 비웃음 거리였다. 홍수가 나면 땅의 동물들이 방주로 들어가서 구원을 받는 다는 이야기도 비웃음 당하기에 딱 좋은 이야기다. 더더욱 하나님이 방주를 지으라고 지시하셨다는 이야기는 노아를 광신자로 몰아넣기에 충분했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소외 당할 때 뒤쳐진다고 생각한다. 사람들과 같은 방향으로 가지 않으면 혼자만 뒤쳐진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소외감과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고 자신의 방향을 바꾸고, 가는 길을 멈출 때가 많다. 노아는 혼자였다. 아무도 노아를 이해해주지 않았다. 외로웠다. 그런데 노아는 그 외로움 때문에 슬퍼하거나, 절망하지 않았다. 그 외로움을 고독으로 승화시켰다. 왜냐하면 자기에는 이루어야할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노아가 방주를 만드는 120년 동안 홍수의 기운은 커녕 화창하기만 했다. 사람들은 인생을 즐기고, 자기 목표를 성취하고, 대단한 일을 이루어 갔다. 그런데 노아는 혼자 고독하게 배를 만들었다. 그런데 120년이 지난 뒤에 사람들이 의미 있다고 생각했던 것들은 모두 물거품이 되었고, 대단하게 쌓아 놓았던 모든 기념비들은 물에 잠겨서 사라졌다. 그런데 헛일이라고 생각했던 노아의 방주만 살아 남았다.

고독한 사람들은 외로움의 시간을 어떻게 이길까? 고독한 사람들은 하나님과 함께 하는 사람들이다. 하나님의 약속을 붙드는 사람이다. 자신에게 닥친 고독이 영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안다. 하나님이 약속한 것을 이루시는 날 하나님이 갚아주실 것이라는 사실도 안다. 결국 고독한 사람들은 외로운 사람들이 아니라 하나님과 함께 하는 사람들이다. 하나님과 동행하는 사람들이다. 하나님의 약속을 믿는 사람들이다.

애굽으로 팔려간 요셉은 낯선 환경, 낯선 사람, 낯선 신분, 낯선 자리에 내동댕이 쳐졌다. 형들로부터 소외당하고 거절당했다. 그런데 요셉은 외로움을 하나님이 함께 하심을 통해서 극복했다.

“2. 여호와께서 요셉과 함께 하시므로 그가 형통한 자가 되어 그의 주인 애굽 사람의 집에 있으니. 3. 그의 주인이 여호와께서 그와 함께 하심을 보며 또 여호와께서 그의 범사에 형통하게 하심을 보았더라.(창39:2-3)


사람들로부터 소외되었는가? 외로운가? 아무도 나에게 없다고 생가하는가? 외로움으로 아파하고 병들지 말고 외로움을 고독으로 승화시켜라. 사람들로부터 오는 외로움을 받아들이고 하나님과 함께 하라. 하나님이 함께 하시고, 약속을 주시고, 이루어야할 일을 주실 것이다. 외로움을 고독으로 승화시킬 때 하나님이 우리와 함게 하셔서 형통케 하시는 역사를 이루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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