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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11월 23, 2024

[기영렬 목사] 콘스탄틴 황제가 안식일을 일요일로 바꿔치기 했다고?

기영렬 목사
달라스드림교회 담임

1924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신실한 그리스도인이었던 에릭 리델(Eric Liddell)이라는 스코틀랜드 선수가 100미터 선수로 출전했습니다. 그는 강력 우승 후보였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경기를 할 수 없다고 통보해 왔습니다. 결승전날이 주일이라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그가 출전할 수 없다는 소식은 파리 신문의 1면에 대서특필됐습니다. 사람들은 그를 광신자로 비웃었습니다. 나라를 욕되게 하는 사람이요, 심지어 매국노라는 말까지 들어야 했습니다.
에릭은 자신의 주 종목이 아닌 400미터 경기에 대신 출전했습니다.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결승전에서 세계 신기록을 기록하면서 금메달을 획득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의 이야기는 불의 전차라는 영화로 영화화되기까지 했습니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이 사건은 십계명의 4계명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히 지키라”는 계명입니다. 안식일은 오늘날 많은 논쟁 속에 있습니다. 유대인의 절기에 의하면 안식일은 금요일 해질 때부터 토요일 해질 때까지입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들은 일요일을 안식일로 지킵니다. 이에 대해 어떤 사람은 일요일은 태양신을 섬기는 콘스탄틴이 자기 멋대로 안식일의 날짜를 태양의 날로 바꿨으니 안식일인 토요일에 예배를 드려야만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이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주일을 안식일의 정신으로 지키는 것은 성경적이며 초대교회부터 흘러오던 전통이라는 것입니다.
초대교회 성도들은 모두 유대인이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이 부활하기 전까지 금요일 저녁부터 토요일 저녁까지 안식일로 지켰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계기로 상황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이 유대인의 반역자로 간주되어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시고 난 후 그들은 더 이상 회당예배에 참석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에 제자들은 예수님이 부활하신 날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복음서에서 그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요한복음 20장을 보면 도마가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는 장면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도마는 일주일전 주일(일요일)에 제자들이 예수님을 목격한 자리에 없었습니다. 후에 제자들이 다시 모였는데, 그날도 주일이었습니다. 예수님은 도마에게 “보지 않고 믿는자가 복되도다” 고 말씀하셨습니다. 이것은 초대교회 그리스도인들이 주일에 모이는 전통으로 자리 잡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복음이 이방세계에 전해졌을 때 안식일과 할례 절기 문제는 교회의 더 심각한 논쟁의 요소가 되었습니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초대교회는 전체 사도들이 모여서 총회를 열고 이런 결정을 하게 됩니다. “다만 우상의 더러운 것과 음행과 목매어 죽인 것과 피를 멀리하라고 편지하는 것이 옳으니(행15:20)” 이 결정은 교회가 더 이상 구약의 절기와 안식일, 할례에 메이지 않아도 된다는 중요한 선언이었습니다.
골로새서에서는 그 사실을 다음과 같이 선언했습니다.
“그러므로 먹고 마시는 것과 절기나 초하루나 안식일을 이유로 누구든지 너희를 비판하지 못하게 하라 이것들은 장래 일의 그림자이나 몸은 그리스도의 것이니라 (골2:16-17)”
사도행전에서는 초대교회가 일요일에 모여 예배드린 것이 나타납니다. 사도행전 20장은 바울이 선교여행 중 드로아에 모여서 예배 때 말씀을 전하는 장면이 나타나는데, 그날이 주일(일요일)이었습니다. “안식 후 첫날에 우리가 떡을 떼려하여 모였더니(행 20:7)” 안식 후 첫날이란 주일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떡을 떼기 위해 모인 것은 예배를 드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초대교회 예배에 있어서 성만찬은 중요한 요소이었기 때문입니다.
요한계시록이 기록될 당시 AD 100년경에는 주의 날 주일이라는 명칭으로 정리되었습니다.
“주의 날에 내가 성령에 감동하여 내 뒤에서 나는 나팔 소리 같은 큰 음성을 들으니(계1:10)” 주의 날이라는 용어가 처음으로 매우 선명하게 등장합니다. ‘주의 날’은 주님이 부활하신 날, 곧 안식 후 첫날, 매 주일 첫날을 의미하는 일요일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주일날 그리스도인들이 모여서 예배드린 기록은 100년-150년 정도에 저술된 것으로 알려진 디다케와 바나바 서신에도 이 발견됩니다. (디다케 14:1, 바나바 15:1)
약 200년에 살았던 터툴리안은 “우리(그리스도인들)는 안식일 혹은 다른 유대인이 준수하는 절기와 아무런 상관이 없으며, 더구나 이방인의 절기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3세기 후반으로 추정되는 시리아어 「사도들의 가르침」(The Teaching of the Apostles)이라는 작품에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들이 처음으로 ‘주일 첫날’을 기독교 예배를 위한 날로 선정하였다고 기록합니다.
이러한 사실은 콘스탄틴(307~337) 대제가 일요일을 공휴일로 공포하면서 비로소 안식일에서 주일로 대치되었다는 주장을 일축하는 것입니다. 콘스탄틴 대제가 선포한 것은 일요일을 공휴일로 선포한 것일 뿐입니다.
요컨데, 예수님이 부활하신 날인 주일은 구약의 안식일의 완성입니다. 구약의 율법이 오실 예수님의 그림자 역할을 하다가 예수님이 오셨을 때 비로소 완성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이 부활하신 날을 진정한 안식일, 회복된 안식일로 기념하여 지키는 것입니다. 주님의 부활을 기억하며 예배하며 하나님이 진정으로 주시고자 했던 안식을 누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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