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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9월 16, 2024

사라지는 기독 콘텐츠 … 유튜브 쏠림 현상 심각

선정적·자극적 위주 … 기독 콘텐츠 위기

주제 확장과 플랫폼에 대한 이해 필요

미국의 기독교 창작자 레크래

기독 콘텐츠의 특정 플랫폼 편중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유튜브를 제외하고는 관련 콘텐츠를 찾기란 쉽지 않다.
한국교회 성도들 사이에 익히 알려진 기독 콘텐츠 대부분은 유튜브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책읽는사자, 헌이의 일상, 위러브, 아가파오워십 모두 유튜브에서 활동한다. 영상 조회수도 수십만에서 많게는 수백만을 헤아린다. 반면 네이버나 카카오와 같은 국내 대형 플랫폼 등에서는 이렇다할 기독 콘텐츠를 찾아보기 어렵다.
기독 콘텐츠가 유튜브 외 다른 플랫폼에서 부진한 이유는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작품 사이에서 주목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문화선교연구원 백광훈 원장은 “교회 내에서라도 (기독 콘텐츠에 대한) 소비가 있어야 하는 데 그렇지 않다”며 “교인들도 플랫폼에 널린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콘텐츠들을 주로 소비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교인들은 유튜브 말고 다른 플랫폼에서 기독 콘텐츠를 찾아볼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다.
웹툰을 즐겨보는 기독청년 박모 씨는 “(기독 웹툰이) 있을 것 같긴 하다”면서도 “잘 찾아보게 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교인 김모 씨도 “기독 유튜버는 알지만”며 “기독 감독이나 기독 작가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독 플랫폼과 콘텐츠 제작 상황도 좋지 않다.
기독 웹툰 최대 규모 플랫폼인 에끌툰은 지난해 8월 재정난으로 작가 고료를 주지 못해 일부 작품들의 연재를 중단했다. 작가들과 계약을 끝냈음에도 경영 악화를 극복하지 못해 지난 4월 리틀송뮤직에 매각됐다.
CCM전문 스트리밍 앱 갓피플뮤직은 아예 서비스를 종료했다. 갓피플은 저렴한 이용료로 CCM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해왔지만 기독 음악이라는 한계를 이기지 못하고 결국 사업을 접었다. 대신 유튜브에 따로 채널을 음원 듣기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복음을 전하는 도구로서의 기독 콘텐츠가 경쟁력을 갖추려면 주제를 확장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백광훈 원장은 “기독 콘텐츠가 꼭 신앙의 이야기를 담지 않아도 된다”며 “주제를 확장해 애플TV 드라마 ‘파칭코’처럼 종교가 갖는 긍정적인 일상을 보여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미국의 경우 레크래(LeCrae),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 등 기독 창작자들이 예술성과 대중성을 모두 인정받고 있다.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알려진 이들은 그래미 상과 빌보드를 휩쓸고 자체 레코드 사도 운영한다.
콘텐츠를 유통하는 플랫폼의 특성을 이해하는 것도 필요하다.
백 원장은 “플랫폼마다 통하는 문법이 있다”며 “넷플릭스 영화 ‘두 교황’은 네러티브 전문성과 신앙을 잘 결합했기에 종교를 주제로 다뤘음에도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콘텐츠는 자본과 투자가 필요하다”며 “기독 창작자들이 플랫폼에 맞는 작품을 제작할 수 있도록 교회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국미디어선교회 노영상 총장은 “다양한 플랫폼에서 기독 콘텐츠를 제공하는 게 필요하다”며 “한국교회가 좋은 기독 콘텐츠를 홍보하고 대중과 호흡하는 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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