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4 F
Dallas
토요일, 9월 7, 2024

[안광문 목사] 하나님의 가족

안광문 목사(생명샘교회)

교회의 본질

디모데전서 구조는 무척 단순합니다. 처음 인사말이 맨 앞 단 두 개의 절 (1:1-2)이고, 마지막 인사말은 맨 뒤 단 두 개의 절 (6:20-21)입니다. 본론 부분이 나머지 (1:3-6:19)입니다. 이 정도면 본론 부분이 거의 99% 정도 되지 않을까 합니다. 본론이 길기 때문에 다시 나누면 두 단락 (1-3장과 4-6장.)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본론의 앞부분에서는 복음 진리 사수, 교회 질서와 조직 확립에 대해 말씀하고 뒷부분에서는 사역을 위한 세부 지침과 권면에 관해서 말씀합니다. 이러한 큰 그림에서 볼 때 디모데전서 3:15-16은 본론의 앞부분의 맨 마지막에 위치하지만, 내용을 잘 보면 앞부분의 내용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어 보입니다. 뜬금없이 교회의 본질과 복음 진리의 위대성을 말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부분은 본론의 앞부분을 마치고 뒷부분을 시작하기 전에 에베소 교회를 섬기고 있었던 디모데에게 올바른 교회관과 복음의 심오함을 깨닫게 해서 디모데가 에베소 교회를 잘 섬기고 힘써서 복음을 전할 수 있도록 격려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이 부분을 앞부분과 연결해 보면 목회 사역은 “교회가 무엇인가?” 하는 질문과 연결된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디모데전서 3:15에서 바울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하나님의 가족 가운데서 사람이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를 그대가 알게 하려는 것입니다. 이 가족은 살아 계신 하나님의 교회요, 진리의 기둥과 터입니다.” 이 말씀에서 “교회가 무엇인가?”에 대한 대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교회는 하나님의 가족이고, 살아 계신 하나님의 교회이고, 진리의 기둥과 터라고 말씀합니다. 많은 분들은 “교회는 하나님의 가족이다.”라는 말을 듣게 되면 “가정 교회”를 떠올린다고 합니다. 이것은 틀렸다고 할 수 없지만 “교회는 하나님의 가족”이라는 말씀은 가정 교회뿐만 아니라 “관계”를 말씀하는 것입니다. 많은 교회들을 보면, 뭔가를 해보자고 하면서 잘 모입니다. 좋습니다. 그렇지만 일이 끝나면 흩어지게 되니까 그다음 일을 만들고, 또 다른 일을 만들고, 그렇게 됩니다. 그리고 그 일을 하다가 갈등이 생기고 관계가 깨지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가족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지금부터 너는 내 아들이 아니야!” 아버지가 오죽 속이 상했으면 이렇게 말씀하겠습니까? 그렇지만 그런다고 해서 부자 관계가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아들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입니다 (엡 1:23). 몸에는 많은 장기들이 있습니다. 몸의 장기들 중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저는 심장이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 심장이 멈추면 심정지 상태 내지는 사망 선고를 합니다. 결과적으로 심장은 사람들의 생사를 결정해 주는 바로미터가 될 정도로 중요한 것입니다. 이에 반해 새끼손가락은 어떻습니까? 이런 우스갯말이 있습니다. 어느 날 엄지손가락이 이렇게 자랑을 했다고 합니다. “내가 최고야. 최고를 가리킬 때는 엄지손가락 사용하잖아?” 그러자 검지가 “아니, 방향을 가리킬 때 내가 없으면 되냐? 그러니까 내가 최고야.” 이번에는 중지가 “나보다 더 긴 손가락 있으면 나와봐. 내가 제일 길지? 그러니까 내가 최고야.” 그러자 약지가 “내가 없으면 반지는 어디다 끼지? 약은 누가 졌지? 그러니 내가 최고야.” 새끼손가락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 봐도 자랑거리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내가 없으면 너희는 전부 장애인이야.” 그렇습니다. 심장이 아무리 중요하다고 하더라도 새끼손가락을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새끼손가락에 가시가 찔리면, 온몸이 아프고 신경 쓰여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그것이 몸입니다. 그것이 교회입니다. 그렇지만 오늘날 많은 교회들을 보면, 일을 하기 위해서, 사역을 하기 위해서 누가 더 중요하고, 누가 덜 중요하고, 누구를 누구로 바꾸고 이런 일들을 너무 당연하게 여깁니다. 교회가 하나님의 가족이라면 그럴 수는 없는 것입니다. 사람이 너무 많아 옆에 있는 분의 사정이나 기도 제목은커녕 누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 사람은 아프든지 말든지 나만 좋으면 되고, 나하고 관계없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렇다면 이것은 더 이상 가족이 아닙니다. 더 이상 교회가 아닙니다.

최근 기사

이메일 뉴스 구독

* indicates requir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