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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2월 22,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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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귀보 목사] 거름더미에서 피는 꽃

김귀보 목사
큰나무교회 담임
내러티브 설교 연구소 소장
말씀 목회 공동체 Staff
울산 동신 장로교회 부목사
새문안 교회 대학부 담당

저서: <너의 길을 멈추지 마라> CLC
공저: <슬로우 바이블> 두란노

현 Southwestern Seminary 목회학 박사 과정 중
장로회 신학대학교 신대원(M-div)
경상대학교 경영학(BA)

과거를 어떻게 기억하는지에 따라서 우리 인생의 내용이 완전히 달라진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과거에 애굽에서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었다. 하나님은 애굽에서 고통으로 부르짖던 이스라엘 백성들의 기도를 들으시고, 그 고통과 압제에서 건져내어 주셨다. 그런데 출애굽 후에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기들의 기억을 왜곡시켰다. 애굽에 있을 때가 더 좋았고, 지금은 너무 힘들고 고통스럽다고 이야기한다. 과거의 기억을 왜곡시키니까 현재 광야 생활에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하나님은 가나안 땅에 들어간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명령하신 것이 있다. 가나안 땅에 들어가서 거둔 첫 열매를 광주리에 담아서 하나님이 택하신 곳으로 가져오라고 한다. 그리고 과거를 고백하라고 하셨다. 우리 조상들은 방랑하는 아람 사람들이었다. 애굽에 내려가서 소수로 거했다. 거기서 크고 강한 민족이 되었다. 애굽 사람들이 학대하고 중노동을 시켰다. 그런데 하나님이 우리의 부르짖음을 들으시고 구원하셨다. 가나안 땅을 우리에게 허락하셔서 이제 들어왔다.(신26:5-10)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 땅에 들어와서 거둔 첫 열매를 하나님께 드리는 이유를 고백하는 것이다. 우리가 과거가 비참하고, 고통스럽고, 절망이었는데 하나님이 우리를 택하셨고, 언약을 주셨고, 언약대로 젖과 꿀이 흐르는 풍부한 땅으로 인도하여 주셨다. 우리가 지금 누리는 것이 하나님의 은혜다. 이런 고백이다. 과거를 바르게 기억하니까 감사가 나온다.
우리 인생이 힘든 것은 현실 자체가 힘들기 보다는 왜곡된 기억 때문이다. 불행한 사람들의 특징은 과거에 대한 왜곡된 기억을 가지고 살아간다 “무시당했다. 미움 받았다. 손해 당했다. 빼앗겼다. 모함당했다. 가치 없는 취급당했다.” 그런데 사실은 이런 기억은 지극히 일부분에 대한 기억이고, 존중받고, 사랑받고, 보호받고, 신뢰받았던 적이 훨씬 더 많다. 그런데 우리는 아픈 기억만 붙들고 산다. 사탄이 우리 마음과 생각 속에 저지르는 악한 짓이다. 거짓으로 과거를 왜곡시켜서 불행의 감옥 안에 살게 한다.
<실락원>에서 존 밀턴(John Milton)은 세상의 악을 거름더미에 비유한다.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일, 사상 최악의 사건들조차도 하나님의 놀랍고 영원한 섭리 가운데 들어 있는 거름더미일 뿐이라고 말한다. 그 거름더미에서 인생의 화려한 꽃이 피어난다.
세상의 악한 것들, 상처주는 것들, 고통을 주는 일들이 유용한 거름더미로 변하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손이 필요하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방황하는 아람 사람이었다. 소수였다. 애굽에서 나그네로 살았다. 애굽의 바로왕의 압제와 고통을 당했다. 헐벗고, 배고프고, 굶주렸다. 이것은 비루한 과거다. 그런데 전능하신 하나님의 손이 바로의 압제로부터 건져내고, 홍해를 가르고, 광야를 지나서 가나안 땅으로 인도하셨다. 과거에는 버려진 자였고, 노예였고, 방황하는 자였는데, 이제는 하나님의 백성이고, 언약 백성이고, 사랑받는 백성이 되었다. 하나님의 손 안에서 과거의 아픔과 고통이 거름더미가 된 것이다.
모든 사람들의 인생에는 반드시 예수님의 십자가가 필요하다. 예수님의 십자가는 우리 안에 쌓여 있는 더럽고 악취나는 악한 일을 생명력 있는 거름더미로 바꾼 사건이다. 우리의 죄와 슬픔과 상처와 고통을 다 피로 씻으시고 새롭게 하셨다. 우리의 상처, 고통, 아픔들은 예수님의 십자가의 피로 발효되어서 생명력 있는 거름더미로 변했다. 그 거름더미 위에서 우리가 생명을 얻고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
우리는 모두 죽음에서 건짐 받고, 어둠에서 건짐 받은 사람들이다. 하나님이 왜 나를 사랑하시는지, 왜 나를 축복하시는지, 왜 나를 특별히 보호하시는지 생각해야 한다. 내가 받은 축복으로 다른 사람과 나누는 것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이다. 함께 웃는 것이 참된 감사고 은혜다. 나로 인해서 웃게 하는 것이 참된 감사이다. 사람, 물질, 복음을 나눈다.
예수님의 십자가의 은혜로 기억이 새롭게 되길 바란다. 현재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것을 감사하길 바란다. 그리고 나눌 수 있는 것을 함께 나누고, 함께 기뻐하는 삶을 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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