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 찬성했지만 통과 요건인 2/3는 못 넘겨

[출처] 기독교 일간지 신문 기독일보 https://www.christiandaily.co.kr/news/148215#share
미국 최대 개신교단인 남침례회(이하 SBC)가 여성의 모든 목회 직분을 금지하는 헌법 개정안을 또다시 부결시켰다.
이번 개정안은 6월 11일 달라스에서 열린 연례 총회에서 표결에 부쳐졌으며, 전체 투표자 가운데 60.74%인 3,421명이 찬성했으나, 통과 요건인 3분의 2(66.7%)는 넘기지 못했다. 반대는 2,191표(38.9%)였다.
어스틴에 위치한 하이포인트침례교회의 후안 산체스(Juan Sanchez) 목사가 제안한 이 개정안은 SBC 헌법 제3조 1항에 “성경이 자격을 명시한 대로, 모든 목사나 장로의 직분은 남성에게만 허용돼야 한다”는 내용을 추가한 것이다.
산체스 목사는 표결 전 발언에서 “이번 제안의 목적은 ‘2000년 침례교 신앙과 메시지’(Baptist Faith and Message 2000)가 이미 말하고 있는 바를 더욱 명확히 해, SBC 자격심사위원회(Credentials Committee)가 이를 해석하고 적용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그는 “교회 내 여성의 모든 역할을 제한하려는 것이 아니다. 내가 섬기는 교회에서도 남녀 집사가 함께 섬기고 있다”며 “’보완주의’(complementarianism)는 여성의 역할을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 안에서 여성이 남성과 함께 적절한 방식으로 사역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미주리주 퍼거슨의 제일침례교회 제임스 고포스(James Goforth) 목사는 “SBC는 지역교회의 자율성을 중시해 왔으며, 이를 통해 약간의 실천적 차이를 허용하면서도 선교 사역을 함께할 수 있었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우리는 잃어버린 영혼을 구하고, 포로된 자를 해방시키며, 주의 은혜의 해를 선포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찬성 측의 휴스턴 소재 유니버시티 파크 침례교회의 트래비스 카드웰(Travis Cardwell) 목사는 “매년 이 주제로 논쟁하는 일을 반복하고 싶지 않다”며 “자격 심사위원회에 명확한 기준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해 ‘마이크 로(Mike Law) 수정안’으로 불렸던 개정안과 맥락을 같이한다. 마이크 로 목사가 제안했던 해당 안건은 2023년 SBC 연례 총회에서 61%의 찬성을 얻었으나 역시 2/3에는 못 미쳐 부결됐다. 그는 SBC 산하 약 1,800개 교회가 여성 목사를 두고 있다고 추정한 바 있다.
보이스칼리지(Boyce College) 성경학 교수인 데니 버크(Denny Burk) 박사는 투표 후 SNS를 통해 “최근 3년간의 총회에서 다수는 이 개정안을 지지했지만, SBC 지도부의 반대가 통과를 어렵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지도부가 법적 위험성을 언급한 순간, 상당수 대표들이 표결에서 물러섰다”고 분석했다.
SBC 전 총회장 J. D. 그리어(J.D. Greear) 목사도 “개정안의 내용 자체보다는 협력 정신을 훼손할 우려 때문에 반대한다”며 “이는 소수 교회들의 이탈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텍사스를 기반으로 다양한 침례교단 여성들이 소속된 단체인 ‘목회하는 여성 침례교인들’(Baptist Women in Ministry)은 “이번 부결은 여성들이 하나님 앞에서 동등한 가치를 지닌 존재임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며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기사제공=미주기독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