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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10월 30, 2024

[기영렬 목사] 착한 사람도 회개해야 한다고요?

기영렬 목사(달라스 드림교회 담임)

회개는 예수님이 오시는 길입니다. 아무리 예수님의 구원이 놀랍고 죄사함이 위대해도, 자신이 죄인임을 인정하지 않는 자에게는 소용이 없습니다. 예수님은 “나는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요 죄인을 부르러 왔노라”(마 9:13)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이 죄인을 부르러 오셨기에, 자신이 죄인이라고 인정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예수님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죄인이라는 자기 인식은 예수님을 만나는 중요한 조건이 됩니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시기 전에 길을 예비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구약 이사야 40장에 예언된 세례 요한입니다. 요한은 사람들에게 회개의 세례를 전파하며, 도끼가 나무뿌리에 놓였으니 회개하지 않는 나무마다 찍혀 불에 던져질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이 강한 메시지에 사람들은 자신의 죄를 회개하고 세례를 받았습니다. 요한의 사명은 사람들로 하여금 죄를 깨닫고, 자신이 죄인임을 인정하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 심판의 메시지를 듣고 죄책감을 느낀 사람들은 사죄의 필요성을 깨닫고, 죄를 사해주시는 예수님을 믿게 됩니다.
죄에 대한 자각은 이렇게 중요하지만 사람들은 자신의 죄를 구체적으로 알지 못합니다. 살인, 강도, 강간, 간음, 도둑질, 미움, 시기, 질투 정도만을 죄라고 생각합니다. 이마저도 죄인 줄 모르는 사람에 비하면 괜찮은 자기 인식이지만, 성경에서 말하는 회개해야 할 죄는 훨씬 깊습니다. 그것은 자기 사랑입니다. 아담과 하와의 범죄는 단순히 하지 말라는 것을 했다는 불순종의 문제가 아니라, 하나님 중심에서 나 중심으로 돌아선 사건입니다. 사단이 선악과를 먹으면 눈이 밝아져서 하나님처럼 될 것이라는 유혹에 하와가 이를 먹은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아담과 하와 이후 인간은 끊임없이 나 중심의 세계관을 구축해 왔습니다. 모든 일을 나 중심으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나에게 유익이 되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행동의 기준이 된 것입니다. 회개란 이것을 하나님 앞에 회개하는 것입니다. 살인, 강도, 강간, 간음, 도둑질, 미움, 시기, 질투는 모두 나 중심의 생각에서 비롯된 악행입니다. 더 나아가 선한 행위나 종교적 행위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매우 정직하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그런데 정직함의 이유가 두려움이라면, 이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나 중심의 행동일 뿐입니다. 그가 만약 정직하지 않으면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믿고, 거짓말쟁이라는 낙인이 찍힐 것을 두려워하며, 존경심을 잃을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정직하게 살려고 한다면, 이는 나 중심의 동기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거짓말을 하고 정직하지 못한 사람도 동기 면에서는 같습니다. 어려운 위기 상황에서 거짓말을 통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한 사람은 선한 행위로 자신을 보호하고, 다른 한 사람은 잘못된 행위로 자신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근본 동기는 모두 같습니다. 나를 위해서입니다. 성경은 모든 사람이 죄인이라고 선언합니다. 성경에서 말하는 죄는 동기의 문제에서 출발합니다. 도덕적으로 우월한 사람이나, 그렇지 않은 사람이나 자기중심성이라는 근본적인 죄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친절한 사람, 가난한 사람을 돕는 사람들도 내면에 두려움이나 자존심이 자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나를 위해 다른 사람에게 친절하고 가난한 사람을 돕는 경우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친절하게 해야 내가 좋은 사람으로 성공하고 인정받는 삶을 살 수 있다고 믿는 경우입니다.
이것은 신앙생활에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열심히 하나님께 헌신하지만, 자신의 욕망을 이루기 위해서인 경우입니다. 성경대로 실천해서 교회에서 더 존경받고 인정을 받기 위한 목적이라면, 그것 역시 자기중심의 행동을 한 것입니다. 기도하는 것도 내 감정의 즐거움을 위해서라면 그것은 죄입니다. 찬양이 즐겁다고 나를 만족하기 위해 한다면 그것도 욕망입니다. 내가 하나님께 드리는 헌금이 나의 체면을 위해 드리는 것이라면, 내가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가 나의 욕망을 채우기 위한 수단이라면 그것도 죄가 됩니다.
하나님이 받으실 만한 헌신은 궁극적 목표가 하나님께 있을 때만 가능합니다. 그릇된 헌신은 자신에게 감동되거나 이익이 되는 선에서만 하나님을 사랑하고 헌신하기 때문입니다. 회개란 이런 자기중심의 삶을 회개하는 것입니다.
깊이 있는 회개는 고통을 당하고 상처를 받은 상황에서도 자신의 죄를 발견하게 합니다. 살면서 사람들은 상처받고 모욕당했다거나 무시당했다고 느끼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도 자기 사랑이 상처받은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인정해 주기를 원하는데, 그렇게 해주지 않은 것입니다. 무능력하다고 비판받아 기분이 나빠졌다면, 능력 있는 사람으로 인정받아야 하는 욕구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자기중심적인 죄성은 우리의 노력으로 극복할 수 없습니다. 타락한 인간의 본능이기 때문입니다. 대안은 자신의 악함을 인정하고 하나님 앞에 정직하게 죄인임을 고백하고 우리의 의가 되시는 예수님을 영접하고 믿는 것입니다. 이때에야 사람들은 나의 참된 의는 오직 예수님임을 알게 됩니다. 나의 의는 0퍼센트이고, 예수님이 100퍼센트 나의 의로움임을 믿고 예수님만을 의지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100중에 50이 모자라는데 예수님의 십자가가 50이 되어 100을 채워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닙니다. 오직 나의 의는 0퍼센트입니다. 예수님이 100퍼센트 나의 의로움입니다고 고백하고, 예수님만을 믿고 의지하는 태도가 믿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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