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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2월 22, 2024

“전도사는 새벽부터 나와야지” “추가수당 주시나요?”

한국교회법학회, 부교역자 지위와 역할 논의

한국교회법학회가 지난달 23일 ‘부교역자의 지위와 역할’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최근 교회 전도사에게 근로기준법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담임목사에게 벌금형을 선고한 판결이 기독교계의 관심을 끌었다. 전도사가 업무 내용에 예배, 심방 등 종교활동이 포함돼 있더라도 오로지 본인의 신앙에 따라 자율적으로 영위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점, 매월 고정적 사례금을 지급하고 근로소득세 원천징수를 한 점 등을 들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부교역자의 법적 지위를 사역자로 볼 것인지, 근로자로 볼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교회법학회가 지난 23일 사랑의교회에서 ‘부교역자의 지위와 역할’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이 문제를 논의했다.
위형윤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주제발표에서 서헌제 명예교수(중앙대)는 ‘부교역자, 사역자인가 근로자인가’ 발제를 통해 “교회는 이윤 창출이 아니라 믿음 전파를 목적으로 하며 교인들의 자발적인 헌금으로 운영되는 점에서, 이윤 추구를 주된 목적으로 하는 일반사업장과는 구별된다”며 “믿음 공동체성을 중시하는 교회는 일반 사업장의 근로기준법이 당연히 적용된다고 봐선 안 된다. 대부분 자발적 헌신으로 하는 성직이므로 근로의 대가로 임금을 받는 근로자로 보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헌법이나 한국교회표준정관에 의하면, 부교역자도 엄연히 교인들의 신앙을 지도하는 교회의 직원(사역자)에 속한다. 또 임직 시 충성을 다해 사역할 것도 서약한다. 이것만 보면 부교역자가 비록 현실적으로 적은 보수와 과다한 사역으로 혹사당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스스로 선택한 고난의 길”이라고 했다.
이어 “주님은 천상에 모든 영화와 부귀를 내려놓고 머리 둘 곳도 없이 눈 붙일 겨를도 없이 지상의 사역을 감당하셨다. 사도 바울 등 모든 제자도 마찬가지다. 성직의 고단함과 가난함은 비단 부교역자만의 몫이 아니며, 작은교회 담임 중에는 중대형교회 부교역자보다 훨씬 어려운 상황에서 목회하는 이들이 많다”고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부교역자들이 현실적으로 처한 어려움을 ‘주님에 대한 헌신’으로 포장해서 도외시하자는 말은 아니다. 부교역자를 어떻게 대우하고 사역에 어느 정도의 보상을 해야 하는지는 결국 각 교회의 재정 상황에 따라야 하며, 일률적 기준을 정할 수는 없다. 그보다는 부교역자에게 교회 내에서 목회자로서 위상을 어떻게 존중할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고 했다.
서 교수는 교회에서 활용할 수 있는 표준계약서를 제안했다. 사역 기간, 사례비, 휴일 및 휴가, 계약 해지, 분쟁해결 등 교회만의 특수성을 반영했다. “교회와 부목사의 관계 설정은 상호 간의 선택에 맡기되, 이 표준계약서를 참조해 계약서를 작성하고 계약서에 명시된 내용을 양측이 준수하는 법치주의 정신이 중요하다. 그렇게 되면 부목사의 지위가 보장되고, 목회자들이 더 이상 가이사의 법정에서 서로 얼굴 붉히는 사태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목회 현장에서 부교역자의 역할과 계발’을 발제한 서승룡 목사(한국실천신학회장)는 “부교역자 문제는 먼저 법적 규정이 필요하다. 임기가 보장돼야 하고, 담임목사 보좌가 아닌 하나님의 위해 봉사하는 영구적 목사로 헌법이 개정돼야 한다. 노회 소속임에도 담임의 입김에 좌우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청빙할 때 당회보다 공동의회를 통해 투표로 결정하는 것도 인권과 지위를 보장하는 방법”이라고 했다.
이어 “재신임제를 없애고 특별하지 않으면 계속 사역할 수 있도록 하거나, 3년으로 기간을 늘리는 것도 바람직하다. 기장은 전도목사가 3년에 한 번씩 형식적으로라도 재신임을 묻는다. 3년이나 혹은 시무기간으로 정하는 것도 괜찮다. 교회 형편이 어려워도 법적으로 최저생계비는 보장해 줘야 한다”고 했다.
또 “부교역자 명칭을 동사목사로 개정해야 한다. 이름부터 부교역자의 위치를 잡아야 한다. 담임목사의 의식 변화를 위해선 목회자 교육을 계속해야 한다. ‘라떼’라는 의식을 깨고 동역자의 현실을 볼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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