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의 빛 교회 담임
두려워 말고 앞서 행하시는 하나님의 사역에 참여하라.
22년 전, 신학과 영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처음 미국으로 오게 되었다. 토플 시험을 패스하고, 하늘의 별따기였던 미국 비자도 하나님의 은혜로 받았다. ‘이건 틀림없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이다.’ 확신하고, 부품 꿈을 안고 전세금까지 빼서 온 가족을 데리고 DFW 공항에 도착했다.
그런데, 신학교 첫 수업에 그 꿈이 산산 조각나고 말았다. 영어 수업이 잘 들리지 않는 것이었다. 거기에다 읽어야 할 책들은 얼마나 많은 지 과제 하나를 내려면 밤을 꼬박 세워야 했다. 그때부터 영어라는 엄청난 무거운 짐에 눌리기 시작했다. 처음에 ‘두 세 달 고생하면 되겠지’ 라고 생각했지만, 문제는 쉽게 해결될 것 같지 않았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이라고 믿고, 태평양 건너 미국까지 왔는데, 졸업도 못하고 학교에서 쫓겨나는 것 아닌가?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 마치 하나님은 팔짱 끼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시고, 나 혼자 무거운 짐을 지고 고독한 싸움을 싸우는 것 같았다. 그런데, 하나님은 우리를 실수로 인도하시는 분이 아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하나님께서 학업 뿐만 아니라, 교회 사역까지 감당할 수 있는 힘을 주셨고, 하나님의 은혜로 무사히 졸업을 할 수 있었다.
졸업후에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순종하여 일본 선교사로 파송되었는데, 하나님은 일본인과 영어권 외국인들로 구성된 국제교회의 담임목사로 섬길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셨다. 이것은 미국에서 영어로 신학을 공부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고, 정말 하나님의 예비하심이었다고 고백할 수밖에 없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순종했을 때, 하나님은 이미 우리 앞에 가셔서 일하고 계셨던 것이다. 우리가 했던 것은, 우리 앞서 가셔서 일하고 계신 하나님의 사역에 참여하는 것이었다.
사도행전 16-17장에 보면, 사도 바울은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따라 마게도냐로 가기로 힘썼다. 바다 건너 미지의 세계로 간다는 것은 정말 두려운 일이었지만, 바울은 순종하여 나아갔다. 그때, 바울은 앞서 행하시는 하나님, 예비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하게 된다.
먼저, 하나님은 빌립보에 옷감회사의 CEO인 루디아를 예비해 놓으셨다. 그녀의 온 가족이 예수를 믿고, 그 집에서 유럽 최초의 교회인 빌립보교회를 시작할 수 있게 된다.
두번째는 하나님께서 유대인 회당에 허다한 경건한 헬라인(그리스인들)들을 모아 놓으시고,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사모함을 심어 놓으셨다는 것이다. (행17:11)
세번째, 하나님께서 히브리어 성경을 헬라어 70인역으로 번역을 해 놓으셨다. 유대인도 아니고, 이집트의 통치자 프톨레마이우스를 통하여 기원전 3세기경에 헬라어로 성경을 번역하게 하신 것이다. 이렇게 하나님께서는 바울 앞서 가셔서 이미 일하고 계셨다.
바울은 하나님께서 예비해 주신 이 헬라어 성경으로, 하나님께서 모아 놓으신 사람들에게,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 죄를 위해 죽으시고,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셨다는 복음을 증거한다. (행17:1-2) 이 복음을 들은 수많은 헬라인들이 예수님을 믿고 구원받아 각처에 좋은 믿음의 소문이 난 예수님의 신실한 제자들이 되었던 것이다. (살전 1장)
이처럼, 우리가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순종하여 나아갈 때, 하나님은 우리 앞에 가셔서 일하시는 분이시다. 이 사실 때문에 우리는 두려워 하지 않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미지의 세계로 믿음의 한 발을 내 디딜 수 있는 것이다.
2023년 새해가 너무나 기대가 되는 반면, 앞이 보이지 않는 미지의 세계로 가는 것이 두려울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하나님은 험난하고 위험한 땅으로 우리만 등 떠밀어 보내시는 분이 아니다. 하나님은 오히려 우리 앞서 행하시는 분이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하나님께서 이끄시는 곳으로 두려움 없이 한 발 내디딜 수 있는 것이다. 두려워하지 않고, 이미 일하고 계신 하나님의 사역에 참여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증인의 삶을 살 때, 하나님께서 우리 앞서 행하시고, 우리의 가는 길을 예비해 주심을 경험하는 성공적인 한 해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