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나 권사님, 장로님 반가워요.! 어디로 가야 두 분 소식을 알까, 교회에 가야하나 했어요
아이구 반가워요. 목사님, 사모님! 이렇게 뵙네요. 달라스문학책도 보고싶고.. 참, 우리 주려고 한 보따리 고루고루 갖다주신 무공해 야채를 그분들이 영문도 모르고 잘 먹었데요.
-병원 그만두신 줄도 모르고…. 이 냥반이 바쁘신가 보다고 그냥 놓고 왔대요.
-호호, 하하!
K 한인 마트에 해바라기 네 송이가 활짝 폈습니다.
병원장이신 장로님께 아주 오래전에 큰 은혜를 입었습니다. 의료 보험도 없는데 갑자기 온몸이 사시나무 떨듯 떨렸습니다. 내일 출근을 못 하겠기에 전화해야 하는 데 전화를 잡을 수가 없습니다. 할 수 없이 휴대전화를 바닥에 놓고 번호를 누르는 데도 정확한 번호를 누를 수가 없었습니다. 팔과 온몸이, 목소리까지 덜덜 떨면서 겨우 아나에게 전화하자 목소리만 듣고도 빨리 병원으로 가라고 합니다. 누워서도 정신을 못 차리도록 떨립니다. 몸살이 단단히 났나보다고 남편은 이불에 담요까지 덮어주며 땀을 푹 내라고 합니다. 몸살감기약, 타이레놀 등을 먹고도 너무 춥고 떨리니 안 되겠다 싶어 두꺼운 옷을 걸치고 H마트 타운의 00병원으로 갔습니다. 이런 고열은 위험하다며 당장 응급실로 가라고 하십니다. 온몸은 떨려도 머리는 병원비 걱정이 앞섭니다. 원장인 의사 선생님이 장로님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이민일세 목사 아내의 삶을 아실 분이기에 떼를 씁니다.
-응급실 못 갑니다. 보험이 없어요. 병원비 감당 못 합니다. 장로님이 어떻게 좀 해 주셔요!
몇가지 검사를 한 후 진료실 안쪽의 침대에서 얼음팩과 항생제와 링거를 서너 시간 동안 맞았습니다. 급성 신장염인 것 같다고 주사약 기운 떨어지면 열이 오를 거라고 하십니다. 집에서 얼음찜질해도 열이 안 떨어지면 응급실로 가라고 당부하십니다. 아들이 체온계와 얼음을 사다가 냉수건 찜질하면서 체온을 잽니다. 106 ~107도의 열이 안 떨어집니다. 차마 못 하는 아들에게 얼음을 몸 위로 부으라고 채근했습니다. 남편도 교대로 얼음찜질하며 기도하며. 조금씩 떨어지던 열은 다시 오르고 내리고…. 정확하게 며칠인지 잊었지만 사오일 동안 하루 두 번씩 남편이 운전하고 다니며 항생제 링거를 맞으며 장로님과 권사님의 보살핌을 받았습니다.
미국 땅에서 열심히 살아오신 이민 일세들! 각 분야에서 언어와 문화장벽을 뚫어내며 살아내신 이민 선배님들! 그분들 덕에 30여 년 전에 한인 인구가 많지 않았음에도 운전 면허시험 공부를 한국어라 할 수 있어서 감동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8월 11일 달라스코리아 타운 지정 기념식! 예약된 일을 해야 했기에 기념식에 참석할 수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내가 사는 지역에서 역사의 기념비적인 이런 행사가 있다는 것이 무척 자랑스럽습니다. 내 ‘작은 둥지’손님들 대다수가 팍시티에 살다 보니 헤리 하인즈 지역은 끔찍한 지역으로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뉴스에서 봤다면서 그런 지역을 바꾸어 논 한인들이 대단하다고 축하받았습니다. 신문을 오려다 주는 분도 있었습니다.
지난 7월 21일 자 KTN기사를 요약하면 “2023년 5월 9일 텍사스주 상·하원은 달라스시 해리 하인스 블러버드에서 루나 로드까지 공식 ‘코리아타운’ 으로 지정하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고 5월 23일에는 그렉 에봇 텍사스 주지사가 ‘코리아타운 달라스 지정 결의안’에 서명했습니다. 미 남부 지역 최초의 코리아타운으로 지난 1월 달라스시에서 신호등 옆 푸른 표지판에 흰 글씨Royal, 노란 바탕에 검은 글씨가 선명한 한글, 로열레인! 한글 도로표지판을 설치했습니다. 이 일에 숨은주역들은 “앞으로 10년 간 사용될 코리아타운이 주 정부의 인정을 받은 것은 엘에이에 이어 두 번째이며 이중언어 교통표지판은 처음”이라고 했습니다. 또 “이곳은 텍사스 한인들의 뿌리, 유산을 간직한 곳, 실향민에게 고향을 선물하는 것. ”이라고 했습니다.
수고들 많으셨습니다. 오늘을 사는 우리가 바로 역사인데, 더 좋은 역사를 후손에게 남기도록 잘 살아야 겠습니다.
“강하고 담대하라 두려워하지 말며 놀라지 말라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너와 함께 하느니라” (여호수아 1: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