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한 교회 협동 목사
노아의 방주에 창문이 있었나요? 그렇습니다.
노아의 방주에는 창문이 딱 하나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렇게 설계하셨고, 노아는 그렇게 만들었습니다.
이 창문은 성경 어디에 나오나요? 창세기에 두 번 나옵니다. 먼저, 6장 16절입니다. “거기에 창을 내되 위에서부터 한 규빗에 내고” 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다음은 8장 6절입니다. “노아가 그 방주에 낸 창문을 열고” 까마귀와 비둘기를 방주 밖으로 내놓았다고 설명합니다.
이 창문의 위치는 어디인가요? 방주 3층의 천장에서 아래쪽으로 약 45센티미터(cm) 되는 부분에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노아에게 그 위치에 창문 하나만을 만들도록 하셨습니다.
창세기 6장 15-16절에 보면, 방주는 3층으로 이루어진 큰 배입니다. 길이를 나타내는 “규빗”은 사람의 중지 끝에서 팔꿈치까지의 길이를 말하는데, 약 45센티미터입니다.
이에 따르면, 방주의 전체 길이는 약 135미터 (300규빗), 넓이는 약 23미터 (50규빗), 높이는 약 14미터(30규빗)입니다. 세 개의 축구장이 삼 층으로 이루어진 배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 층의 높이는 대략 4미터 50센티미터로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유일한 창문은 3층 바닥에서 약 4미터나 되는 높이에 있었습니다.
이 창문의 용도는 무엇인가요? 한글 번역본에서는 생략되었지만, 6장 16절의 히브리어 원문에는 “방주를 위해” 창문을 만들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방주의 무엇을 위해 창문을 만들어야 했을까요? 사용된 히브리어 단어들을 통해 알 수 있는 두 가지 용도가 있습니다.
첫째는, 방주에 햇빛을 공급하는 역할입니다. 6장 16절에 사용된 히브리어 “초하르”는 낮에 빛이 방주로 들어오게 하는 통로라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이 의미로는 구약 성경에서 여기에만 사용되었습니다.
침례교 신학자인 존 길 (John Gill)은 유대인의 전승을 인용해서 노아가 비손 강에서 햇빛을 반사하는 수정과 같은 큰 돌들을 가져와서 이 창문 아래와 방주의 여러 곳에 매달아,
이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빛을 반사시켜 방주 내부를 밝혔다고 설명하기도 합니다.
둘째는, 방주에 공기를 공급하는 역할입니다. 8장 6절에서 창문을 나타내는 히브리어 단어 “할론”은 벽에 있는 구멍으로 사람이 통과할 수 있을 정도의 창문을 말합니다.
다윗이 사울을 피해 미갈을 떠나 “창문”으로 도망할 때 (삼상 19:12), 라합이 여리고 정탐꾼들을 “창문”을 통해 도망하게 할 때 (수 2:15) 이 단어가 사용되었습니다. 즉, 이 창문은 사람이 통과할 수 있을 정도의 크기이고, 방주에 햇빛과 공기를 공급하는 유일한 통로였습니다.
방주의 문(door)을 통해서도 햇빛과 공기를 얻을 수 있었을까요? 없었습니다. 오직 하나님만이 방주의 문을 열고 닫으실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창 7:16). 그러므로, 이 유일한 창문만이 방주에 햇빛과 공기를 공급하는 유일한 통로였습니다.
하나님께서 햇빛과 공기를 공급하는 유일한 창문을 높이 올려 달도록 하신 이유는 무엇일까요? 크게 두 가지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노아와 가족이 파란 하늘만 바라보게 하시기 위해서입니다. 노아와 가족의 눈높이에 맞는 여러 개의 창문들이 방주 곳곳에 있었다면, 그들은 어떤 풍경을 주로 보게 되었을까요? 아마도 동물과 사람의 사체들과 온갖 오물들이 둥둥 떠 있는 흙탕물이었을 것입니다. 순간순간마다 죽음과 절망을 보면서, 썩는 냄새를 코앞에서 맡으며 살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창문을 높이 두셔서, 노아와 가족이 창문을 통해 주로 파란 하늘을 올려보도록 하시며, 하나님께서 앞으로 하실 일에 대한 소망을 갖게 하신 것입니다.
둘째는, 노아와 가족이 함께 모이도록 하시기 위해서입니다. 방주에서 유일하게 햇빛과 공기를 누릴 수 있는 장소는 이 창문 아래였습니다.
그래서, 노아의 가족은 대부분의 시간을 이곳에서 함께 보냈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가족이 함께 햇빛과 신선한 공기를 누리며, 함께 식사하고, 일하며, 예배드리면서, 서로를 격려하도록 하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노아와 가족에게 방주에서 얼마나 오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씀해 주지 않으셨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노아와 가족은 노아의 600세 2월 17일부터(창 7:11-13), 601세 2월 27일까지 약 1년간 방주에서 살았습니다(창 8:13-16). 높이 달려있는 유일한 창문을 통해 햇빛과 공기를 공급받으며, 파란 하늘을 바라보면서 소망을 품고, 가족이 함께 있었기에, 그들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긴 고난의 시간을 살아낼 수 있었습니다.
고난을 겪는 우리들은 방주에 있는 노아의 가족과도 같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도 유일한 창문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살아갈 수 있는 햇빛과 공기를 공급해 주십니다.
유일한 창문이신 예수님을 통해 파란 하늘을 올려보며 소망을 품으시고, 가족 및 성도들과 함께 예배드리고 격려하며, 이 기간을 살아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