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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7월 1,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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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재 교수]내일 일은 내일이 염려하게 하셔야 합니다

달라스 세미한교회 협동 목사

미국에 처음 오신 날짜를 기억하시나요? 제가 섬기는 세미한 교회에서 이 질문을 성도님들께 드려보았습니다. 대부분의 성도님들께서 살짝 웃으시고 고개를 끄떡이시거나 손을 흔들어 주시면서 응답해 주셨습니다. 미국에 처음 온 날은 우리 대부분이 기억할 만큼 의미 있는 날입니다. 어떤 분들에게는 고생이 시작되는 날이기도 하지요. 저는 2005년 12월 27일에 달라스에 도착했습니다. 아내와 세 살된 아들이 함께 왔습니다. 중학교 1학년때인 1986년부터 약 20년간 하나님께 올려드린 미국 유학을 위한 기도를 이루어 주신 날이었습니다. 그리고, 고생이 시작되는 날이기도 했습니다.

며칠 뒤인 12월 12일에 달라스를 떠나 한국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하나님께서 크신 은혜로 용인시 기흥구에 있는 백향목 교회의 담임 목사로 2023년 1월 1일부터 섬기도록 인도해 주셨기 때문입니다.아내와 7학년(13살)인 딸이 함께 가고, 대학교 2학년인 아들은 미국에서 계속 공부하게 됩니다. 하나님께서 인도해 주시는 새로운 길 앞에서 지난 17년을 돌아보며 감사드리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그 중에, 하나님께서 저희 가정이 순종하도록 하셨던 성경말씀 한 구절을 나누고 싶습니다.

바로 마태복음 6장 34절 말씀입니다: “그러므로 내일 일을 위하여 염려하지 말라 내일 일은 내일이 염려할 것이요 한 날의 괴로움은 그 날로 족하니라.”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위해서 십자가에서 죄를 대속해 주시고, 부활하셔서, 모든 살아있는 사람과 죽은 사람의 주인이 되신 참으로 놀라운 분이십니다. 또한, 언어를 환상적으로 창의적이면서도 의미 있게 사용하는 분이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먼저 내일 일을 위해서 염려하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구절에서 내일 일을 염려하는 주체는 복수인 사람들입니다. 내일 일에 대해서 한 사람이 아닌 많은 사람들이 염려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바로 다음 구절에서는 내일 일을 염려하는 주체가 “내일” 입니다. 이 “내일”이 걱정하는 목적어는 “내일 그 자신”입니다. 마치 내가 나 자신에 대해서 걱정한다는 문장과 같은 구조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 “내일”이라는 단어의 품사가 원문에서는 “부사” 라는 것입니다. 부사는 그 자체로 주어가 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 부사 앞에 정관사를 붙여서, 이 “내일”을 명사형으로 만들어 의인화시키고 있습니다.
이 재미있는 표현이 의미하는 것은 결국 무엇일까요? 바로 앞 구절에 나온 문장 그대로, 내일 일을 염려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사실, 예수님께서는 이 문단이 시작되는 6장 25절부터 미래의 일을 염려하지 말라고 계속 말씀하고 계십니다.

지난 17년간 저와 저희 가정이 미국에서 살 수 있었던 이유 중에 하나는 이 말씀에 순종해서 내일 일을 염려하지 않으려고 노력했기 때문입니다. 내일, 다음 달, 일년 뒤를 생각하면 너무 힘들었습니다. 염려한다는 히브리어 단어는 사람이 물에 빠져서 숨을 쉬지 못하는 이미지를 갖고 있습니다. 정말 그 이미지대로, 염려를 심하게 하면 물에 빠진 것처럼 가슴이 답답해지고, 숨을 쉬기 힘들어졌습니다.
2005년 12월에 사우스웨스턴 침례신학대학원으로 유학을 올 때, 저희 가정은 천 만원을 가져왔습니다. 저희 가정이 유학을 위해 준비할 수 있었던 최선의 금액이었습니다. 약 1년 정도 사용할 수 있을 줄 알았던 그 금액은, 2006년 5월이 되자 바닥을 보이고 말았습니다. 그 당시에 제가 가지고 있었던 유일한 즐거움은 점심으로 도시락을 먹고, 학교 카페테리아에서 1불 50전짜리 아메리카노 커피를 한 잔 마시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데빗 카드가 계산이 되지 않았습니다. 은행에 가서 확인해보니, 재정이 바닥이 난 것이었습니다.

이 상황에서 제가 할 수 있었던 합법적인 일은 삼일 동안 금식하고, 삼일 동안 죽을 먹는 보호식을 하며 하나님 아버지께 도와 주시라고 간절히 기도하는 것이었습니다. 목회를 하시는 부모님께서 매월 첫 주에 이렇게 기도하시는 모습을 본대로 따라했습니다. 이 기도 기간동안 “내일”을 생각하면 너무 염려가 되어 숨을 쉬기 힘들었습니다. 그 때, 하나님께서 떠오르게 해 주신 말씀이 “그러므로 내일 일을 위하여 염려하지 말라 내일 일은 내일이 염려할 것이요 한 날의 괴로움은 그 날로 족하니라” (마 6:34) 라는 말씀이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예수님의 초점은 “오늘”에 있었습니다. 내일 또는 미래에 다가올 어려움때문에 걱정하지 말고, “오늘”에 충실하며 기도하라고 말씀하고 계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주기도문에서도 “오늘” 우리에게 주시는 “하루 먹을” 양식을 위해 기도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에 순종해서 저와 저희 가정은 방향성이 맞다면, 내일 일은 내일이 염려하게 했습니다. 그 방향성은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위한 것이었습니다. 물론 하나님 앞에 죄를 짓지 않으려 노력하고, 죄를 지어도 바로 회개하려고 했습니다. 그 말씀에 순종하며 오늘에 충실하며 기도했고, 하나님 아버지께서는 저희 가정을 지난 17년간 돌보아 주셨습니다. 미국 생활이 힘드실 때, 내일 일은 내일이 염려하게 하시고, 오늘에 충실하며 간절히 성경 말씀으로 기도해 보세요. 하나님 아버지께서 반드시 돌보아 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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