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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4월 19,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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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에 종교계까지…들불처럼 번지는 ‘시국선언’

목회자들이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있다.ⓒ데일리굿뉴스

윤석열 정권을 둘러싼 각종 논란에 전국 대학가의 시국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대학가를 넘어 종교계까지 시국선언 행렬이 들불처럼 번지면서 사안이 심각해지는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 퇴진 촉구 등 현 정권을 강하게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시국선언이 전국 수십개 대학에서 최근 한 달 사이 쉴 새 없이 잇따르고 있다. 윤 대통령의 모교인 서울대학교의 교수·연구자들을 비롯해 4,000명이 넘는 학계 인사들이 시국선언에 동참한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이제는 대학을 넘어 종교계 등 각계로 시국선언이 확산하는 중이다.
전문가들은 국정 기조 전환과 쇄신 등 고강도 조치 없이는 악화한 여론을 되돌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지난달 28일 가천대학교 교수노조를 시작으로 최근까지 전국 70여 개 대학에서 시국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외국어대와 한양대, 경북대, 인천대, 충남대, 숙명여대, 중앙대, 전주대, 고려대, 연세대, 서울대 등 전국에서 4,000여 명의 교수·연구자들이 현 정권 비판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계속해서 시국선언 행렬이 이어지고 있어 앞으로 그 수는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윤 대통령의 모교인 서울대 교수·연구자 525명도 시국선언 대열에 합류했다. 이들은 이태원 참사와 의료대란, 연구개발 예산 삭감과 세수 결손 등을 거론하며 “현 정권이 들어선 후 우리 사회의 보편적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너무 많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거듭되는 실정과 실책, 그로 인한 혼란의 뿌리에 대통령과 부인에 의한 권력 사유화와 자의적 남용이 있다”며 “한국 사회의 장래를 위해 현 정권의 퇴진은 필연적”이라고 주장했다.
회견에 나온 정용욱 역사학부 교수는 “선언 참여자 중 현직 교수가 약 450명으로, 서울대 시국선언 역사상 유례 없이 많은 수준”이라며 “지식인 사회에서도 현 정권에 대한 분노가 임계점을 넘었다”고 말했다.
김백영 사회학과 교수는 “국가가 풀어가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는데 정부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이상한 데 발목이 잡혀 있다”며 “하루빨리 국격에 걸맞고 미래를 개척할 정부가 들어서는 게 국민 복리를 위해 시급하다”고 했다.
비슷한 목소리는 대학 울타리 밖에서도 나오고 있다. 시국선언은 대학가를 넘어 종교계까지 뻗쳤다. 한국 사회에서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학계·종교계 등은 시국선언을 통해 권력에 경고음을 내왔다.
최근 천주교 사제 1,466명은 시국선언을 통해 “무섭게 소용돌이치는 민심의 아우성을 차마 외면할 수 없어 시국선언의 대열에 동참하고자 한다”며 “매섭게 꾸짖어 사람의 본분을 회복시켜주는 사랑과 자비를 발휘하자”고 목소리를 냈다.
개신교계에서도 현 정권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7월 전국 1,004명의 목회자들이 시국선언을 한 데 이어 지난 10월에는 ‘윤석열 폭정종식 그리스도인모임’이 발족됐다.
이들은 출범선언문에서 “위기로 치닫고 있는 현 정국에 국민들은 분노하고 불안해하고 있다”면서 “이 땅에서 가난하고 차별당하며 자기 권리를 주장할 수 없는 사람들이 사람답게 사는 나라를 세우는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결단한다”고 밝혔다.
오는 5일에는 현 정권과 관련 1만 그리스도인의 선언이 있을 예정이다.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비상시국에 대한 교계의 목소리를 내놓겠단 입장이다.
그리스도인모임은 “국가적인 파국과 개인적 불행이 닥치기 전에 용단을 내려주길 바란다”며 “정의와 평화, 생명의 하나님을 따르는 믿음 안에서 국민의 살을 깎는 폭정이 사라지고, 모두가 자신의 삶을 충만히 누릴 수 있는 세상이 속히 도래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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