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하이패밀리(대표 송길원 목사)가 지난 9일 부활절을 맞아 경기 양평군 안데르센 메모리얼파크에서 부활절 연합예배와 ‘K-바이블 성경의벽 제막식’을 진행했다.
엔데믹 이후 맞이하는 첫 부활절을 기념하며 하이패밀리는 작은교회들과 함께 하는 연합 예배를 마련했다.
예배 설교에 나선 홍정길 목사(남서울은혜교회 원로)는 “헛되지 않은 인생”이란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홍 목사는 “예수그리스도는 그냥 살아나신게 아닌 성경대로 살아나신 것”이라며 “예수그리스도의 죽으심과 사심을 믿을 때 성도들은 성경대로 영생을 얻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배에 이어 진행된 제막식엔 성경의 벽 제작과 후원에 참여한 이들을 비롯해 염태영 경기도 경제부지사, 전진선 양평군수, 주한 외교사절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기독문화계를 대표할 새 작품이자 지역의 랜드마크 탄생에 많은 이들의 축하가 이어졌다.
축사를 전한 전병극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은 “성경의 벽은 한국 기독교 문화의 정수로 훈민정음체로 새겨져 한글의 위대함도 알리고 있다”며 “150만 자, 1천 753페이지의 성경이 한 페이지의 책으로 펼쳐져 신성한 종교적 감성을 능가한 예술혼을 느끼게 한다”고 말했다.
염태영 경기도부지사는 축사에서 “정말 이 곳(안데르센 추모공원)이 어떻게 살고 어떻게 죽음을 준비해야 하는가에 대해 새로운 경험과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탄생할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이날 모습을 드러낸 ‘한 페이지 성경의 벽'(성경의 벽)은 길이 83m, 최고 높이 7.7m 규모이며 6천770개의 스테인리스 패널로 제작된 대형 설치 미술 작품이다. 각 패널엔 훈민정음 서체로 적힌 성경 구절이 새겨져있다.
작품의 중간, 니은(ㄴ) 모양으로 꺾이는 구간이 구약과 신약을 구분하는 경계 부분이다. 영어, 불어, 독어, 중국어, 일본어, 아랍어 등 15개 외국어로 성경 구절을 들을 수 있도록 오디오 설비도 갖췄다.
작품의 디자인은 청주 비엔날레 예술감독을 역임한 전병삼 작가가 맡았다. 전 작가는 “한 눈에 펼쳐진 성경을 통해 (관람객들이) 하나님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경험을 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하이패밀리는 제막식에 앞서 이승만 전 대통령이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영어 성경도 공개했다. 성경은 윤보선 전 대통령의 공보수석을 지낸 고 장성철씨의 아들 장범 장로가 기증해 성경의 벽 근처 갤러리에 전시됐다.
또 소식이 전해지자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도 이날 하이패밀리를 방문해 아버지인 노태우 전 대통령의 성경을 기증했다.
하이패밀리는 이날 최초의 우리말 성경을 번역한 스코틀랜드연합장로회 소속 존 로스 선교사를 기리는 기념비도 제막했다. 존 로스 선교사의 기념비는 성경의 벽 시작점 근처에 세워졌으며 기념비 뒤엔 성경의 벽 제작에 도움을 준 이들의 이름 등을 새긴 ‘스토리 월’도 설치됐다.
스토리 월과 성경의 벽을 합하면 총 길이는 100m에 달한다.
한편 하이패밀리 송길원 대표는 “이번에 공개된 성경의 벽이 찾아가는 선교가 아닌 찾아오는 선교의 모티브가 되어 K-영성을 세계에 나누는 진원지가 되길 소망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