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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11월 24, 2024

행복한 투병 (김은종 성도)

‘내가 죽지 않고 살게 된다면 주님께서 이 일을 인도하실 것 같다.’

2011년 6월 5일, 유방암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 여러 가지 검사를 하던 중, 혈액의 CEA 수치(정상인은 5ng/mL 이하)가 130ng/mL을 넘었으므로 살 수 있을지 죽을지 알 수 없는 상황가운데서 하나님은 나에게 그런 마음을 주셨다. 그리고 나는 회복되어 하나님께서 거저 주신 삶을 8년 넘게 살아가고 있다.

2019년 4월의 정기검진 결과, 왼쪽 쇄골 위의 임파선 팽창 소견이 발견되어 다시 조직검사를 받아야 했다. 담당의사는 재발일 경우 수술은 불가능하고 먹는 약과 방사선으로 치료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결과를 기다려 보자고 했다. 나는 유방암 의심소견이 있었던 수년 전 그 때처럼 다시 구원의 확신을 점검했다. 오늘 밤이라도 이 세상을 떠난다면 예수께서 예비하신 천국에서 눈을 뜰 것이 확신되어졌으므로 처음 유방암 진단을 받았을 때와 같이 여전히 평안하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미 성인이 되어버린 우리 세 딸들의 결혼사진에 나도 담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서 그 순간 이 땅에서의 더 많은 시간을 하나님께 간구했다.

결과가 유방암의 재발일지 아니면 새로운 임파선 암의 발병일지는 알 수 없으나 임파선에 문제가 생긴 경우라면 내게 주어진 시간이 그리 많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후 5월 중순에 우리 부부는 조직검사의 결과를 듣기 위해 긴장된 마음으로 담당의사 앞에 앉았다. 하나님은 우리가 상상했던 여러 가지 가능성 중에서 가장 좋은 결과를 주셨다. 양성으로 지금 현재 아무 문제가 없으며 앞으로 정기적인 체크를 하면 되고 재발은 아니라고… 결과를 듣고 진료실을 나와서 아직도 가라앉지 않는 떨리는 가슴으로 우리는 손을 잡고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올려드렸다.

1970년과 80년대 나의 학창시절에는 교회에서 성도들의 영성을 위하여 부흥집회가 많이 개최되었다. 대학교 1학년 새내기 시절에 열린 부흥회에 참석하여 말씀을 듣던 중 “이 자리에 참석한 청년들은 지금부터 구체적인 제목을 가지고 자신의 배우자를 위하여 기도하십시오.”라는 부흥강사의 말씀에 따라 나는 어느새 기도제목을 떠올리고 있었다.

첫째, 나보다 하나님을 더 사랑하는 남자

둘째, 자신보다 나를 더 사랑하는 남자

셋째, 아들 같은 사위

이렇게 일기장 제일 앞장에 기도제목을 써놓고 기도하다가 대학교 3학년 때 만난 사람이 바로 하나님이 짝지어주신 지금의 남편이다. 그 때 기도했던 그대로의 모습으로 지금도 자신보다 나를 더 사랑하면서 믿음으로 같이 걸어가고 있다.

2011년 5월, 가슴에 몽우리가 만져졌을 때부터 8번의 항암치료 과정을 마치고 수술을 끝낼 때까지 주께서 주시는 은혜가 너무 크고 벅차서 처음에는 내 옆을 지키고 있는 늘 고맙고 사랑하는 남편과 나누려고 시작한 메모인데 언젠가 부터는 나의 생각과 손가락을 주께서 인도하고 계심을 느끼면서 써 내려간 일기이다.

유방암 진단을 받고 투병관련 치료요법이나 식사요법 등 서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았지만 나의 영을 터치하신 분은 하나님이셨다. 그래서 나는 그때의 추억을 떠올리며 투병의 과정을 이야기할 때마다 늘 “행복한 투병”이라고 말했었다. 때로는 “말도 안돼~ 투병이 어떻게 행복할 수가 있어?” 라고 묻는 이들도 있었다. 물론 어떤 병이라도 치료의 과정이 행복할 수는 없다.

유방암 3기 말의 진단을 받고 수술받기까지의 모든 치료 과정 속에 순간마다 함께하셔서 ‘행복한 투병’을 하게 하시고 회복을 주신 임마누엘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 김은종 성도의 간증은 은총일기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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