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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12월 20, 2024

낮은담침례교회 김관성 담임목사

“건강한 목회 이룬 선배 목사들이 개척자로 나서야 한다”

김관성 목사는 울산에서 알코올 중독자 아버지와 고래 고기를 파는 어머니의 막내아들로 태어나 상처 많은 성장기를 보내던 중 친형의 무서운 협박으로 교회에 처음 발을 들였다. 주일학교에서 자애로운 선생님의 관심과 사랑으로 자아상을 회복하고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난 후 침례신학대학교에 진학했다. 그리고 영국의 트윅 런던 칼리지(TWIC London College)에서 성경주해 과정을 공부했고, 백석대학교 신학대학원(M.Div)에서 신학 수련을 마친 후 현재 낮은담침례교회를 섬기고 있다. 저서로는 《직설》, 《본질이 이긴다》, 《살아 봐야 알게 되는 것》 등이 있다.

김관성 목사

Q: 목회 철학은?
침례교회 목사로서 설교는 복음 전도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의 중점적인 목회 방향과 철학은 우리 교회에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것입니다. 그들의 돌봄을 지향하며 추구합니다. 교회의 재정을 써서 그들을 지속적으로 도와주었을 때 교회 자체적으로도 큰 기쁨과 소망을 맛볼 수 있습니다.

Q: ‘낮은 담’ 교회 이름의 의미는?
이전에 섬겼던 행신침례교회에서 목회를 3~4년 하다 보니 아쉬움이 생겼습니다. 그것은 우리 교회에 더 이상 가난한 사람들이 오지 않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어느 순간 교회가 문턱이 높아졌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 당시 우리 교인들은 좋은 대학과 안정된 직장을 다니는 교인들로 구성돼 있었습니다. 그러한 것들이 목회자로서 굉장히 괴로웠습니다. 그래서 새롭게 개척한 교회의 이름을 ‘아무나 왔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을 담아서 ‘낮은 담’으로 정했습니다.

Q: 교회 개척이 여러 가지로 힘든 부분이 많은데, 특별한 계기가 있었는지?
특별한 것은 없었습니다. 저로서는 그 당시 삶의 옵션이 그것밖에 없었어요. 배운 게 도둑질이라는 말이 있듯이 목사로서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주는 것이 저의 소명입니다. 그것을 따라가다 보니 개척하게 된 것 같네요. 그리고 전교회인 행신교회를 개척할 당시에는 교회 부흥과 관련하여 기대가 전혀 없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성장했기에 또 다른 개척을 계획하게 되었습니다.

Q: 교회 개척을 생각했을 때 아내의 반응은?
저의 아내는 지금껏 한 번도 반대한 적이 없습니다. 아내는 저에게 “당신은 한평생 목사의 삶을 살아야 하고 나는 당신과 묶여있는 아내이고 사랑하는 사람이에요. 당신이 내린 결정에 당연히 묶여서 가야죠”라고 말을 하곤 합니다.

행신침례교회 창립 7주년 및 담임 목사 이취임식

Q: 이전 교회인 ‘행신교회’가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전도나 선교보다는 제가 생각하는 가장 강력한 전도는 ‘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소문’이 전도하더라고요. 행신교회는 나눔을 통한 교인들의 관계가 두텁습니다. 거기에서 오는 치유, 행복, 신앙의 의미들을 경험한 사람들이 외부에 있는 사람들을 교회로 인도합니다. 그래서 지난 7년간 매주 새 가족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성도들이 등록한 이유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던 것이 ‘담임목사와 부목사와의 관계가 수평적’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부사역사들에게 한 번도 지시를 내려본 적이 없습니다. 출퇴근 시간이 자유이고 외부 사례비는 다같이 공유합니다. 서로 애틋했습니다. 사실 ‘낮은 담’교회를 개척해서 나올 때 사모님들이 많은 눈물을 보였습니다. 이런 사역자들과의 관계를 이례적으로 보시는 분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가지 이유를 더 들자면 제 입으로 말씀드리기가 쑥스럽지만 저의 설교에 대한 만족도가 기본적으로 있었던 것 같습니다. ‘설교 때문에 이 교회에 등록했다’라는 이유도 많았습니다.
또한 성도와의 정과 사랑이 많습니다. 새벽 2시에도 교인들과 라면을 먹을 정도로 끈끈한 정이 있었죠.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 나오는 ‘정인의 술집’하고 비슷하다고 보면 됩니다. 저는 이 드라마를 보고 정말 많이 울었습니다. ‘내 마음에서 지향하고 꿈꾸던 모습이 이것이었구나’라고 느꼈습니다. 서로 사랑하면 ‘소문’이 ‘전도’합니다.

Q: 행신교회 사임, 반대는 없었는지?
담임목사직을 내려놓은 것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성경이 길을 열어주고 교회가 교회를 놔줘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목회경험이 많은 사람이 나가야 하는게 맞다’고 판단하고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서로 정들고 사랑하고 같이 살았던 교회 가족들하고 헤어지는 것은 죽을 고통이었습니다. 서로 많이 울었습니다. 제 인생의 봄날과 같은 날들은 행신교회 목회 시절이었습니다. 지금도 우울증 같은 것이 남아있습니다.
그래도 그리움은 그리움대로 두고 저에게 주어진 소명의 길을 가야죠. 욕망은 상향선의 삶을 추구하고 소명은 하향성의 삶을 추구하잖아요. 그 소명을 쫓아서 또 낮은 곳으로 가는 것이 목사의 영광이요 명예라고 생각합니다.

낮은담교회 졸업 및 세대통합예배

Q: ‘낮은 담’교회가 개척 3개월 만에 300명이 됐다던데, 이유는?
저의 유명세도 있을 것이고 담임목사가 개척해서 나간다는 것이 교계에서 이슈가 된 것 같습니다. 좋게 봐주셨고 ‘너무 신선한 시도’였다고 평가해 주신 것 같습니다. 이러한 부분이 평신도의 마음에 와닿은 것 같네요.
그리고 코로나 이후 교회를 떠난 성도들과 아직 교회를 찾지 못한 성도들이 교회다운 교회가 출현 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아요. ‘본질적인 가치를 담고 그것을 구현해 내는 것, 또 그것을 외치고 목회하는 교회라면 내가 한번 가봐야겠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모이다 보니 단기간에 부흥이 된 것 같습니다.
Q: 최병락 목사와 공저인 “목회 멘토링”은 어떤 책인지?
두란노에서 출판된 ‘목회와 신학’이라는 목회자 신학 잡지가 있습니다. 이 잡지에서 ‘차세대 침례교를 이끌어갈 인물’로 최 목사와 저를 지목했더라고요. 제가 생각했을 때 지목을 한 이유가 가장 친한 친구이기도 하지만 설교의 내용이나 목양의 방법들이 굉장히 서로 이질적이어서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서로 보완되는 측면도 있죠. 그래서 ‘목회와 신학’에서 그 ‘다름’을 하나로 묶은 것 같습니다.
목회 전반에 관한 내용들을 영상 촬영하여 유튜브에 올렸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습니다. 이후 두란노 출판사에서 “이것을 책으로 엮으면 좋을 것 같아요”라고 제안이 들어와 출판하게 됐습니다. 책의 구성은 유튜브 영상과 개인적으로 묻는 과제나 질문 등에 대한 답변을 모아놓은 것입니다.

Q: “목회 멘토링” 누구에게 추천하고 싶나?
신학생들, 부목사들, 교회 개척을 앞둔 후배 목사님들에게 추천합니다. 책의 내용은 ‘교회를 어떻게 세워가야 할지’, ‘목회자들에게 필요한 자질은 무엇인지’, ‘설교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은 것인지’등에 대한 최 목사와 저의 나름의 생각들을 정리했고 서로 이야기하며 토론했습니다. 반박을 통해 접점을 찾기도 했고요.

Q: 후배 목회자들에게 ‘교회는 이렇게 세워져야 한다’라고 조언한다면?
목회 철학에서도 말씀드렸듯이 ‘교회는 아무나 올 수 있어야 한다’입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 교회 문턱이 너무 높아졌어요. 그것은 교회를 이끌어가고 있는 목회자의 마음이 높아진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도 안정되고 상식적이며 대화 통하는 사람들하고 같이 있고 싶어요. 그러면 계속해서 그런 사람들이 교회에 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사람들하고 지내는 것이 행복하고 재밌게 됩니다. 그러나 교회는 그러면 안 되잖아요. 이 땅에서 한숨 쉬고 이래도 안 되고 저래도 안 되는 인생들을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보듬어 안아야 합니다.
저는 우리 후배 목사님들이 그 길을 신실하게 잘 걸어갔으면 좋겠어요. 우리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서 우리가 우리의 소명을 사용하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에는 목회라는 것이 자기 자신을 증명하기 위한 수단이 되어버린 것 같아요. 나 이렇게 설교 잘해, 사역 잘해, 교인들과 관계 좋아 등 자기 자신을 증명하고 그 결과로 사람들이 많이 모였을 때 교회가 든든하게 세워진 그 영광을 ‘승자독식’의 목사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다 가지고 누리게 되는 자리로 가려고 몸부림치거나 꿈꾸거나 소망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후배 목사들에게 조언드리고 싶습니다.

낮은담교회 온가족 야외 예배

Q: 지쳐있는 성도들에게 희망의 메시지 한 말씀 부탁
잘 사실 거예요. 인생, 삶이 다시 주어져도 그보다 더 잘 살기 어려워요. 개인적으로 교회 권속들이 자기 자신에게 점수를 너무 박하게 주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왜냐면, 우리가 믿는 기독교가 유교화된 기독교다 보니 자기검열이 너무 강합니다.
회개기도도 너무 강해서 우리 교인들에게 회개기도 3번 이상 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울고 또 우는 기도를 마음이 시원해질때까지 해야지 비로소 하나님이 용서받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이것은 기독교가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우리 죄를 위해 돌아가심을 있는 그대로 믿으면서 자기 인생에 좋은 점수를 주기 바랍니다. 자기 자신을 강하게 점검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정민 기자 ⓒ T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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