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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4월 18,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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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내 흡연실 설치, 비성경적일까?

2006년부터 지하주차장 앞 흡연실 설치한 만나교회 “성도가 될 누군가를 위한 공간”

만나교회 정문 앞 지하주차장 입구에 위치한 흡연실 ⓒ데일리굿뉴스

교회에 흡연실이 있다?
유튜브 ‘5호선 청년부’에서 제작한 ‘어쩌다 만나교회는 교회에 흡연부스를 만들었을까?’ 영상 아래 때아닌 논쟁이 붙었다.
흡연실 설치로 하나님의 성전을 더럽히면 안 된다는 비판적인 의견과 교회의 문턱을 낮춘 열린 교회 모습이라는 의견이 맞붙어 300명이 넘는 이들이 댓글을 달았다.
정작 논란이 된 만나교회 흡연부스는 2006년에 만들어졌다. 만나교회는 ‘오라 너희를 쉬게 하리라’와 ‘가라 너희와 함께 하리라’는 두 슬로건에 따라 ‘담장을 넘는 교회’를 지향한다. 흡연부스는 만나교회의 이같은 교회론에 따라 세웠다.
아내와 아이를 교회에 데려다 주고 교회 근처 탄천에서 서성이던 남편들을 보고 만들었다는 흡연부스는 교회 정문 앞, 지하주차장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했다. 다섯 명 정도 앉을 수 있는 흡연실 안쪽엔 텔레비전이 달려있어 예배 실황이 생중계된다. 담배를 피우며 자연스레 예배를 듣고 복음이 전해지는 방식이다.
교인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아내를 따라 교회에 왔던 불신자들의 변화 사례가 많은 영향이다.
만나교회에 다닌 지 3년 째인 이원지(28) 씨는 교회를 처음 소개받을 때부터 흡연부스를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형식적인 부분이 아닐까 싶었지만 흡연자들을 보며 초신자인 이모부가 떠올랐다고 한다.
이 씨는 “이모부가 교회를 다닌지 얼마되지 않으셔서 담배와 술을 하고 계신데 보다 열린 마음으로 교회에 편히 오실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며 “흡연을 할 지라도 하나님을 사모하는 마음을 가지고 교회에 나오는 이들이 있다면 이들을 위한 시설을 마련해주는 게 좋다”고 말했다.
만나교회는 흡연실뿐 아니라 교회의 많은 공간을 열어뒀다. 1층엔 전시장이 있고 카페 파구스에는 평일에도 사람이 많다. 근처 탄천에 자전거 타며 오가는 이들부터 지역 주민까지 북적거린다.
이밖에 문화센터, 체육관, 기도실이 있다. 이곳에선 지역 연계 행사도 하는데 한복패션쇼, 다문화 축제, 지역 커피 박람회, 청년 창업 지원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주민들이 쉽게 교회 문턱을 넘는 이유다.
흡연실을 둘러싼 논쟁은 교회 밖에 나온다.
만나교회 섬김국장인 김종윤 부목사는 “담배피는 것을 독려하거나 권장하기 위해 흡연실을 만든 게 아니”라며 “담배를 피는 사람도 충분히 교회에 올 수 있고, 예비 신자들과 교회와의 접점을 만들면 교회에 머물 수 있게 된다는 의미로 설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유대인들이 ‘사마리아는 더러운 땅이야, 그들은 하나님을 예배할 수 없어’라는 식으로 담장을 높이 쌓았다면 우리들은 예수님을 모른 채 살아갈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흡연실은 단순히 담배 피우는 공간으로서의 개념이 아닌, 담배를 피우는 분들도 아직 주님을 가깝게 만나지 못한 분들도 얼마든지 교회에 올 수 있다는 선교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옳은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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