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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5월 1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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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의 탈을 쓴 사이비 목사의 탈을 쓴 사기꾼

JMS 탈퇴 목사로부터 직접 이야기 들어
성경 더 알기 원했고 더 믿어보려 찾아갔다가 희생당해

사이비(似而非)의 반인륜적, 반사회적 실체가 넷플릭스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을 통해 드러나며 공분을 일으켰다.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을 본 사람들은 ‘얼마나 미련하면 저런 사람들을 신이라고 믿을 수 있나’, ‘자기 자식이 눈앞에 죽어가는데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나’, ‘더럽고 추악한 인간을 덮어주고 그 믿음을 유지하는 게 가능한가’, ‘성적학대, 아동학대, 노동력 착취 등의 피해가 빈번한데도 끝까지 남아있는 사람들은 이유가 뭘까’ 등의 반응을 보였다.
JMS(교주 정명석), 오대양(교주 박순자), 아가동산(교주 김기순), 만민중앙교회(교주 이재록) 등 사이비종교의 실상을 다룬 넷플릭스 8부작 다큐멘터리의 감독 조성현 PD는 “사이비의 가장 공통적인 특징 중에 하나가 삶의 기쁨들을 죄로 만들어버리는 것”이라면서 “남자가 여자를 만나고 그들이 사랑해서 애를 낳고 그런 일상에서의 사소하고 모두가 누려야 할 행복들을 죄로 둔갑시킨다”고 말했다.
본지 기자는 JMS에 몸담았던 A 목사를 지난 21일 만날 수 있었다.
A 목사는 1997년부터 1999년까지 JMS에서 리더로 활동했다. 당시 대학생이었던 A 목사는 캠퍼스에서 설문조사지를 나눠 주는 한 여성을 만났다. 그녀는 식품공학과 2학년이라고 자신을 소개했고 열심히 전도하는 모습에 감동받은 A 목사는 그녀와 여러 차례 만남을 가졌다.
A 목사는 “JMS도 여러 사이비, 이단들처럼 만남을 바탕으로 신뢰를 쌓고 포교에 들어간다. 친분을 먼저 쌓기 전에는 교리에 관한 이야기를 절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성경을 공부하고 싶다고 하니 영어성경공부 동아리에 들어가 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권유했고 그 동아리에 들어가게 됐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한두개가 아니었다. 반론을 제기하니 영어로 이해하기엔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니 한국어로 하는 성경공부 동아리에 가보라고 했다. 그곳에서도 똑같은 교리를 가르쳤다. 다른 동아리에서도 같은 교리를 나눴다”고 했다. 이미 모든 동아리에 JMS 신도들이 들어가 있었다는 것.
A 목사는 “JMS의 30개론 교리를 수료하고 정명석의 생가, 자연성전 월명동에 가니 정말 이 사람이 하나님의 아들이란 생각이 들고 믿어졌다. 잘 이해되지 않던 성경 구절을 명확하게 풀어줬고 초등학생 수준으로 말하는 정명석에게 신비감이 들었다”며 “믿으려고 모인 사람들이니 교리를 더 잘 받아들이고 게다가 친분이 두터워진 상태에서 믿게 되니 함부로 탈퇴하는 사람들도 생기지 않았다”고 말을 이어갔다.
그에 따르면 1999년 ‘K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JMS를 다루기 전까지 10만명까지 교세를 확장했고 각 대학의 동아리뿐 아니라 이미 사회 각 계층에도 뿌리내리고 있었다.
A 목사는 모든 교리를 공부하고 정명석에 대한 신비감이 있었지만 자신을 JMS로 발들이게 했던 그 여성이 가짜 대학생으로 2년 동안 캠퍼스 내에서 JMS를 위해 활동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무엇보다 십자가의 복음을 왜곡하는 교리를 용납할 수 없었다고 했다.
십자가를 실패한 사역이라고 가르치는 JMS의 교리에서 벗어나 올바른 기독교 신학을 공부하고 싶어서 신학교에 진학한 A 목사는 기독교 신학, 말씀이 자신을 변화시켰고 목회의 길을 걷게 됐다는 고백을 전했다.
그러면서 하나님의 선한 인도하심으로 자신은 JMS에서 벗어나 정통신학을 공부하고 목회를 하게 됐지만 젊은 시절부터 지금까지 JMS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인생을 허비한 그들은 어떻게, 무엇으로 보상받을 수 있겠냐며 안타까워했다.
정명석은 2001년 8월부터 2006년 4월까지 20대 여신도 4명을 추행,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복역한 뒤 2018년 2월 출소했다. 그리고 2018년 2월부터 2021년 9월까지 17차례에 걸쳐 여신도 A를 추행, 성폭행했고 여신도 B를 2018년 7월부터 그해 말까지 5차례에 특정 신체 부위를 만진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현재 정명석은 지난해 10월부터 구속 수감 중이다.

이단 교주들의 모습. 신천지 이만희, JMS 정명석, 만민중앙교회 이재록(왼쪽부터)

◈ 사이비(似而非)·이단(異端)
사이비는 겉으로는 비슷해 보이지만 근본적으로는 그렇지 않다는 뜻이다.
이단은 기독교 정통 교리에서 벗어나 하나님, 예수 그리스도, 성령, 삼위일체, 성경, 교회, 구원에 대해 어느 하나라도 부인하거나 왜곡해 가르치는 주장이나 단체, 사람을 일컫는다.
겉모습은 종교적이지만 반인륜적 반사회적인 행동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가짜 종교, 사회에 해약을 끼치는 종교가 이단·사이비다.
JMS, 오대양, 아가동산, 만민중앙교회 등의 이단·사이비 종교는 종교의 겉모습을 하고 신도들의 돈을 갈취하거나 성착취, 사기 행각 등을 벌이면서 포교하는 반사회적 행동을 하는 범죄 집단이다.
이들 종교는 신도들을 세뇌시키고 교주의 이익을 위해 헌금을 걷어들인다.
오대양 사건의 박순자가 모은 돈 일부는 당시 구원파 교주 유병언이 운영하던 회사로 들어갔다.
만민중앙교회의 여신도 9명을 40여차례 성폭행 및 성추행한 구속기속 된 이재록은 헌금을 강조하면서 십일조를 안 해 벌받아 사고 당하고 다치게 되는 것이라며 두려움을 심어주면서 헌금으로 믿음의 등급을 매겼다.
이재록은 2019년 8월 대법원에서 징역 16년형을 확정받았고 현재 말기암 진단을 받고 3개월 형 집행정지가 연장된 상태다.
1996년 아가동산에서 약 10년 전 3명(40대 남성 윤용웅, 20대 여성 강미경, 만 5세 남자아이 최낙귀)이 폭행으로 사망했다는 사실을 접수받고 검찰은 현장을 급습했고 김기순은 도망했지만 후에 자수했다. 그러나 최낙귀의 어머니의 ‘아들은 심근경색으로 죽었다’는 위증으로 김기순은 살인·사기 혐의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
아가동산을 탈퇴자들의 ‘부모 자식 간의 연도 끊고 모든 재산을 갖다 바쳤으며 노예처럼 일했다’란 잇따른 증언은 1985년 신도들의 헌금으로 신나라레코드의 전신인 신나라유통을 설립해 호의호식한 김기순의 생활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이찬수 목사(분당우리교회)는 지난 19일 주일설교에서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를 언급했다.
이 목사는 “내가 마음이 아픈 것은 거기에 희생된 사람들이 다 우리 성도들이라는 점이다. 크리스천들이다. 더 잘 믿어보려고 그곳에 갔다. 내가 그 악한 것들 상대로 분노를 느끼기도 한다”면서도 “그들을 그렇게 무기력하게 만든 것이 나 같은 기성교회 목사다. 여기서 안 채워지니까 여기서 해갈이 안 되니까 신천지를 찾아가고 JMS도 찾아간다. 더 이상 교회가 박물관 같은 현상 유지만 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은상 목사(세미한교회)는 지난 19일 ‘불의한 청지기는 불의하지 않았다’란 제하의 설교에서 “이단·사이비들의 공통점은 돈이 사람보다 우선이라는 것”이라고 했다. 또 지난 12일 설교 중에 이단, 사이비를 분별하지 않는 사람들은 교회와 목사를 다 이상한 종교 집단으로 여길 수 있다는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단백서』의 저자 조믿음 목사는 “이단 사이비 문제는 단순히 교리적 차원이 아닌 ‘누가, 얼마나, 정교하게 마음을 사고 속였는가’란 심리적인 접근이 이뤄져야 한다”며 분별능력에 관한 자성과 동시에 교회에서 이단 사이비에 관한 해답을 찾아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김진영 기자 © T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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