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의회에서 ‘조력자살법 개정안’이 논의 중인 가운데 현지 교계의 반발이 심화되고 있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지난 16일(현지시간) 영국 노동당의 킴 리드비터 하원의원은 치료가 불가능한 상태의 성인이 화학적 도움을 받아 자살에 이를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하원에 제출했다. 영국 의회는 오는 11월 29일 해당 법안에 대한 2차 독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에 현지 기독교 단체들은 조력 자살 합법화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의원들에게 편지를 보낼 것을 촉구했다.
영국의 기독교 자선단체 케어(CARE)는 “우리는 자살 보조 행위가 법으로 제정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에 닥쳐 있다. 이러한 위협이 매우 심각하고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단체의 로스 헨드리(Ross Hendry) CEO는 “영국은 시슬리 손더스 여사와 같은 기독교인들의 선구적인 업적을 이어받아 호스피스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며 “영국은 이 유산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교회는 조력 자살과 안락사에 강력히 반대해 왔다”며 “하나님의 말씀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만들어진 인간은 보호받고 소중히 여겨져야 함을 우리에게 가르쳐준다. 특히 연약하고 무력한 사람들에게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기독교인들이 법안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호스피스에 대한 개인적인 경험을 공유하는 등 국회의원들에게 편지를 보내야 한다. 적극적으로 이 법안에 반대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호소했다.
친생명 단체 ‘영국 생명권'(Right To Life UK)의 캐서린 로빈슨 대변인도 “영국이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조력 자살이 아닌 적절한 양질의 완화 치료를 우선시해야 한다”며 “조력 자살을 합법화하는 것은 특히 취약 계층에게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모든 자살은 비극이며, 이는 삶의 마지막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라며 “이미 심각한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의 경우 조기에 삶을 끝내야 한다는 압력을 느낄 수 있다. 이것은 우리의 의료 시스템과 사회 전체에 극히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법안은 ‘닥쳐올 재앙’과 같다. 반대자들은 의원들에게 이를 거부할 것을 촉구하는 편지를 보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