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큰나무교회 담임
내러티브 설교 연구소 소장
말씀 목회 공동체 Staff
울산 동신 장로교회 부목사
새문안 교회 대학부 담당
저서: <너의 길을 멈추지 마라> CLC
공저: <슬로우 바이블> 두란노
현 Southwestern Seminary 목회학 박사 과정 중
장로회 신학대학교 신대원(M-div)
경상대학교 경영학(BA)
야곱은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평가하면서 “험악한 세월을 보냈다.”고 한다.(창47:9) 다시 말하면 죽도록 고생했다는 말이다. 자기 생각과 고집이 너무 강해서 포기하지 않고, 움켜쥐려고 했기 때문이다. 야곱은 동생인데도 불구하고 형과 아버지를 속여서 장자권을 가로챘다. 그런데 정작 장자의 대우는 못 받았다. 유산을 두배를 받아야 하는데 실제로는 아버지의 유산을 물려받지 못한 채 집에서 도망쳐야 했다. 외삼촌 라반의 종이 되어서 살면서, 10번이나 사기를 당했다. 사랑하는 어머니는 다시 보지 못하고, 어머니의 임종도 지키지 못했다.
사실 야곱은 장자권을 빼앗을 이유가 없었다. 왜냐하면 야곱이 장자권을 억지로 강탈하지 않았어도 야곱에게 주어질 것이었기 때문이다. 야곱이 태어날 때 이미 하나님이 약속을 했다. “여호와께서 그에게 이르시되 두 국민이 네 태중에 있구나 두 민족이 네 복중에서부터 나누이리라 이 족속이 저 족속보다 강하겠고 큰 자가 어린 자를 섬기리라 하셨더라.”(창25:23) 하나님의 약속을 못 믿었다는 이야기다. 약속을 믿지 못하니까 기다리지 못하고 자기가 탈취해 버린 것이다. 그 결과 안 해도 되는 고생을 사서 한 것이다.
이런 야곱이 인생에 가장 큰 터닝 포인트는 얍복강에서 일어났다. 얍복강에서 하나님께 밤새도록 매달리고, 씨름했다.(32장) 죽다가 살아났다. 축복도 받았다. 야곱(속이는 자)에서 이스라엘(하나님과 겨루어 이긴 자)로 이름을 바꾸어 주셨다. 20년의 타향살이도 끝이 났고, 형에서와 적대적인 관계가 끝이 났다. 이후로는 야곱은 정말 믿음의 선택할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도 야곱에게 여전히 바뀌지 않은 부분이 있다. 자기 뜻대로 선택하는 부분이다. 벧엘로 올라가지 않고 세겜으로 갔다. 세겜에다 땅을 사고, 그곳에 집과 동물 우리를 짓고 정착했다. 삶에 체질이 된 것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한번 은혜받았다고 체질까지 다 바뀌지 않는다. 한번 결단했다고 완전히 변하지 않는다. 체질로 형성된 부분을 빼내려고 형성된 시간만큼 걸린다. 그래서 인생에 다양한 어려움을 경험하면서 그것이 훈련된다.
우리가 믿음 생활하면서 이런 부분들이 제일 힘들다. 복음을 알고 믿는데 내 체질이 잘 안 바뀐다. 마음으로는 말씀대로 선택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아는데, 내 생각, 계획을 포기할 수 없다. 예수님의 이름 몇 번 불렀다고 저절로 바뀌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사탄은 이것을 틈타서 또 우리를 좌절시킨다. 우리를 정죄하고 고소한다. 그래서 예수님의 이름을 확신을 가지고 부르지 못하게 한다.
이런 야곱에게도 마지막까지 놓지 못하고 맡기지 못했던 부분이 아들 베냐민이다. 요셉을 잃어본 경험이 있기에 더더욱 베냐민을 놓긴 힘들었다. 그런데 수많은 실패와 넘어짐을 통해서 하나님을 경험하고, 베냐민까지 맡겼다. “13. 네 아우도 데리고 떠나 다시 그 사람에게로 가라. 14.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그 사람 앞에서 너희에게 은혜를 베푸사 그 사람으로 너희 다른 형제와 베냐민을 돌려보내게 하시기를 원하노라 내가 자식을 잃게 되면 잃으리로다.”(창43:13-14) 이때 야곱의 나이가 130살 때다. 옛날 야곱이라면 상상을 할 수 없는 고백이다. 이런 고백이 단번에 된 것이 아니다. 아픔과 고통을 겪으면서 경험한 하나님 때문이다. 아픔과 고통이 하나님을 깊이 알게 되는 계기를 마련해 준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아픔과 고통이 하나님의 안에 있으면 다 우리에게 유익이 된다. 문제는 우리가 하나님이 안에 있지 않을 때 문제이다. 그래서 겪는 문제를 두려워하지 마라. 문제가 있다고 너무 좌절하지 말라. 하나님 안에 있으면 그것을 하나님이 사용하신다.
베냐민을 하나님의 손에 맡긴 이후에 야곱에게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다. 죽었다고 생각했던 요셉이 살아 있다는 소식을 들은 것이다. 베냐민을 하나님 손에 맡겨드렸는데, 베냐민을 주실 뿐만 아니라 죽었다고 생각했던 요셉까지 주셨다. 이것이 하나님의 원리다.
야곱은 자기 힘으로 살아 보려고 했다. 움켜잡으려고 했다. 그런데 그것으로 진정한 복은 얻지 못했다. 그 과정에서 야곱은 점점 자기 의지가 꺾였다. 환도뼈가 부러졌다. 베냐민을 붙잡고 있던 손에 힘이 빠졌다. 베냐민을 놓으니까 베냐민뿐만 아니라 요셉을 품에 안겨 주셨다. 내가 붙잡으면 자꾸 빠져나가는데 내가 놓으면 하나님이 품에 안겨주신다.
자기 고집부리지 말라. 그냥 하나님의 맡겨보라. 그럼 축복의 자리로 부르시는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축복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